“LG가 달라졌어요”…양상문호 ‘데뷔승’ 반등 시동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양상문 체제’로 새 출발한 LG 트윈스가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양상문 감독 데뷔전에서 이룬 감격의 첫 승이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교체로 반전 분위기를 만든 LG가 확실히 달라졌다.
양상문 신임 감독이 이끄는 LG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서 5-0으로 영봉승을 따냈다. LG는 시즌 11승(23패1무)째를 거두며 최하위 순위는 변동 없었지만, 값진 1승이었다.
이날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선수단 첫 미팅을 갖고 “멀지만 천천히 올라가자. 높은 목표를 보지 말고 한 계단씩 오르는 기분으로 경기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더그아웃에는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문구의 대형 스티커가 붙었다. 침체된 선수단에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양 감독의 처방이었다.
LG는 5회초까지 0-0으로 맞섰다.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포수 최경철의 예상 밖 홈런 한 방이었다. 최경철은 롯데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을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2004년 잠실 롯데전 이후 무려 10년 만의 홈런이었다. 올 시즌 마수걸이포, 개인 통산 2호포였다.
최경철은 양 감독이 포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대한 항변을 하듯 시원한 한 방을 날렸다. 최경철은 7회초 무사 1루서 황재균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LG는 6회말 톱타자로 복귀한 박용택이 테이블을 깔았다.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오지환의 희생번트 때 2루에 안착했다. 이어 조쉬벨의 적시 우전안타가 터지면서 2-0으로 달아났다.
LG의 집중력은 8회말에도 빛났다. 1사 후 손주인이 볼넷, 박용택이 좌전안타로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오지환의 우전 적시타 때 롯데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주자가 모두 홈에 들어와 4-0으로 달아났다. 이어진 1사 3루서도 조쉬벨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더해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LG 포수 최경철이 양상문 감독이 약점으로 꼽은 안방 불안을 한 방에 날리는 시원한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LG 선발투수 에버렛 티포드도 6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1패)을 달성했다. 투구수 118개를 기록한 역투였다. 6회를 제외하고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LG 불펜 필승조도 제 역할을 다했다. 티포드에 이어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이동현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고, 정찬헌이 1사 1, 2루 위기에 몰리자 마무리 봉중근이 나섰다. 봉중근은 루이스 히메네스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황재균을 4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봉중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뒷문을 지켜내 시즌 7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이날 실책 없는 집중력 높은 경기를 펼치며 공‧수, 투‧타 밸런스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지난해 경기력을 되찾았다. 양상문 감독의 데뷔전에서 거둔 1승의 결과보다 깔끔한 경기 내용이 더 인상적이었다.
반면 롯데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3연패의 늪에 빠져 17승16패1무를 기록했다. 옥스프링이 7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최경철에게 맞은 홈런 한 방이 뼈아팠다. 롯데 타선도 침묵하며 영봉패 수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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