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말 꺼내기가 무섭게 또 부상 악령이 홍명보호를 찾아왔다. 소집 당일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의 부상 소식이 홍명보 감독에게 전달됐다.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뛰기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면서 결국 엔트리를 교체했다. 기회를 얻은 건 박진포(성남)였다.
공교롭게 2달 전과 같다. 황석호는 소집 전 가진 일왕배 결승 도중 다치면서 브라질 및 미국 전지훈련에 함께 가지 못했다. 그가 빠진 자리를 메운 게 박진포였다. 박진포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그렇게 달았다.
그 관계가 2달 후 또 이어진 셈이다. 황석호는 J리그 개막전에서 또 부상으로 쓰러졌고, 홍명보 감독은 박진포를 뽑았다. 출국 전날 밤에 연락이 왔으니, 말 그대로 ‘긴급 호출’이었다.
뒤바뀐 게 월드컵 인연까지 뒤바뀔 지가 관심이다. 황석호는 홍명보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1기부터 꾸준하게 선발됐다. 국내파가 아닌 해외파 가운데 매번 호출된 건 황석호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제대로 보답을 못하고 있다. 황석호는 홍명보호 4기와 6기에 이어 7기까지 세 차례나 부상으로 제외됐다. 최다 부상 낙마자다. 한 번이라도 더 뽑혀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번번이 부상에 발목 잡히니 속이 탈 따름이다.
더욱이 이번엔 홍명보 감독이 공개적으로 중용을 약속했다. 차두리(서울)의 부상 때문에 황석호를 오른쪽 수비수로 실험하겠다는 의중을 피력했다. 이용(울산)이 있음에도 그랬다.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오른쪽 수비수 역시 그가 맡을 수 있는 위치다. 황석호에겐 멀티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입지를 훨씬 다질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황석호의 제외로 그 구상은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에만 남게 됐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짜기 전, 더 이상의 실전 테스트는 없다. 황석호가 소속팀에서 뛰는 것만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나 황석호 모두에게 부담이다. 홍명보 감독은 “연이어 황석호가 합류하지 못했다. 밖에서 지켜보겠으나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다”라고 아쉬워했다.
지난 미국에서 가진 세 차례 평가전에서 박진포는 1경기(멕시코전)를 뛰었고, 이용은 2경기(코스타리카전 및 미국전)를 뛰었다. A매치 데뷔전에서 한국은 무기력하게 0-4로 패했다. 박진포로선 팀의 완패로 후한 평가도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경쟁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홍명보 감독은 계속 써봤던 이용을 대신해 차두리, 황석호를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하려 했다. 이용도 확실히 주전 입지를 다졌다고 보기 어렵다.
홍명보 감독도 “누구도 월드컵에 간다고 확신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라는 게 크다는 말이나, 그러면서 “오른쪽 수비수만큼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가용 가능한 자원들끼리의 ‘전쟁’이 불가피하고, 이는 박진포에게 절호의 기회다. 확 뒤집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월드컵 첫 출전의 꿈은 더욱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자리는 정해져있다. 23명만이 브라질로 갈 수 있다. 포지션의 2배수를 고려하면, 한 포지션당 최대 2명이다. 누군가는 웃을 테고 누군가는 울 것이다. 그런 가운데 2회 연속 엇갈린 황석호와 박진포의 월드컵 운명이 2개월 뒤에도 뒤바뀔까.
[rok1954@maekyung.com]
공교롭게 2달 전과 같다. 황석호는 소집 전 가진 일왕배 결승 도중 다치면서 브라질 및 미국 전지훈련에 함께 가지 못했다. 그가 빠진 자리를 메운 게 박진포였다. 박진포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그렇게 달았다.
그 관계가 2달 후 또 이어진 셈이다. 황석호는 J리그 개막전에서 또 부상으로 쓰러졌고, 홍명보 감독은 박진포를 뽑았다. 출국 전날 밤에 연락이 왔으니, 말 그대로 ‘긴급 호출’이었다.
뒤바뀐 게 월드컵 인연까지 뒤바뀔 지가 관심이다. 황석호는 홍명보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1기부터 꾸준하게 선발됐다. 국내파가 아닌 해외파 가운데 매번 호출된 건 황석호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제대로 보답을 못하고 있다. 황석호는 홍명보호 4기와 6기에 이어 7기까지 세 차례나 부상으로 제외됐다. 최다 부상 낙마자다. 한 번이라도 더 뽑혀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번번이 부상에 발목 잡히니 속이 탈 따름이다.
더욱이 이번엔 홍명보 감독이 공개적으로 중용을 약속했다. 차두리(서울)의 부상 때문에 황석호를 오른쪽 수비수로 실험하겠다는 의중을 피력했다. 이용(울산)이 있음에도 그랬다.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오른쪽 수비수 역시 그가 맡을 수 있는 위치다. 황석호에겐 멀티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입지를 훨씬 다질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황석호의 제외로 그 구상은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에만 남게 됐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짜기 전, 더 이상의 실전 테스트는 없다. 황석호가 소속팀에서 뛰는 것만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나 황석호 모두에게 부담이다. 홍명보 감독은 “연이어 황석호가 합류하지 못했다. 밖에서 지켜보겠으나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다”라고 아쉬워했다.
2회 연속 대체 선수로 발탁된 박진포(오른쪽)는 극적인 월드컵 꿈을 키우고 있다. 이번 그리스전에서 이용(왼쪽)과 다시 한 번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사진=한희재 기자
박진포로선 행운이 연거푸 찾아왔다. 연락이 오기 전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홍명보호 합류였다. 그리고 그에겐 마지막 기회다.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대체 선발이라는 행운이 따랐지만, 더 이상 행운은 없다. 스스로 이를 잡아야 한다.지난 미국에서 가진 세 차례 평가전에서 박진포는 1경기(멕시코전)를 뛰었고, 이용은 2경기(코스타리카전 및 미국전)를 뛰었다. A매치 데뷔전에서 한국은 무기력하게 0-4로 패했다. 박진포로선 팀의 완패로 후한 평가도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경쟁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홍명보 감독은 계속 써봤던 이용을 대신해 차두리, 황석호를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하려 했다. 이용도 확실히 주전 입지를 다졌다고 보기 어렵다.
홍명보 감독도 “누구도 월드컵에 간다고 확신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라는 게 크다는 말이나, 그러면서 “오른쪽 수비수만큼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가용 가능한 자원들끼리의 ‘전쟁’이 불가피하고, 이는 박진포에게 절호의 기회다. 확 뒤집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월드컵 첫 출전의 꿈은 더욱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자리는 정해져있다. 23명만이 브라질로 갈 수 있다. 포지션의 2배수를 고려하면, 한 포지션당 최대 2명이다. 누군가는 웃을 테고 누군가는 울 것이다. 그런 가운데 2회 연속 엇갈린 황석호와 박진포의 월드컵 운명이 2개월 뒤에도 뒤바뀔까.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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