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16세 러시아 소녀에겐 참 높은 벽이었을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었고, 금메달을 연호하는 기대 심리도 퍽 부담됐을 터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샛별’로 불리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리프니츠카야는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5위를 기록했지만 점수는 기대 이하였다. 기술점수(TES) 33.15점, 예술점수(PCS) 33.08점, 감점 –1.00을 받아 합계 65.23점을 기록했다. 1위 김연아(24)의 점수 74.92점과 비교해 9.69점이나 낮았다. 프리스케이팅이 남아있지만 금메달 전망은 어둡다.
여건은 좋았다. 6명씩 5개조로 나뉘어 경기를 펼쳤는데, 각 조가 끝날 때마다 빙상 정비에 들어갔다. 리프니츠카야는 5조의 첫 번째 출전 선수였다. 최상의 빙질 아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리프니츠카야는 그렇지 못했다.
열띤 러시아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은 가녀린 그녀의 좁은 어깨가 짊어지기에는 꽤나 무거웠을 것이다. 더욱이 앞서 경기를 마친 김연아의 점수가 크게 신경 쓰였을 것이다. 김연아는 리프니츠카야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할 산이다. 그런데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74.92점을 받았다. 리프니츠카야가 대회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았던 72.90점보다 2.02점이 높았다. 시즌 최고 점수, 그보다 더 높은 점수를 세워야한다는 부담감은 더욱은 그를 압박했을 것이다.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이나 강심장은 아니었다. 경기 시작 전 그녀는 심하게 흔들렸다. 에테리 투트베리드제 코치가 리프니츠카야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진정을 시키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오랫동안 잡혔다. 떨리는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표정에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그의 심장은 심하게 뛰고 있었다.
초반 연기는 좋았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녀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나친 자신감 속에 속도감을 끌어올렸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불안정한 착지로 넘어졌다.
이후 남은 과제를 무난하게 소화했지만, 초반 여유를 보였던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스스로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지만 뒤늦은 후회였다. 키스 앤 크라이존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자신의 점수를 확인했다. 만족할 수 없는 점수였다.
리프니츠카야는 이번 대회에서 ‘신데렐라’에 가까웠다.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그녀는 가진 기량과 잠재력이 우수했다. 어린 나이에 비해 연기력이 뛰어나고 유연한 몸놀림으로 스핀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연아 이후 피겨스케이팅을 이끌 선수임에 자명하다.
다만 리프니츠카야는 16세 소녀였다. 소녀의 감성은 예민했다. 평소보다 더 심한 스포트라이트도 크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걸 견뎌내기엔 너무 어렸고, 경험도 부족했다.
[gioia@maekyung.com]
리프니츠카야는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5위를 기록했지만 점수는 기대 이하였다. 기술점수(TES) 33.15점, 예술점수(PCS) 33.08점, 감점 –1.00을 받아 합계 65.23점을 기록했다. 1위 김연아(24)의 점수 74.92점과 비교해 9.69점이나 낮았다. 프리스케이팅이 남아있지만 금메달 전망은 어둡다.
여건은 좋았다. 6명씩 5개조로 나뉘어 경기를 펼쳤는데, 각 조가 끝날 때마다 빙상 정비에 들어갔다. 리프니츠카야는 5조의 첫 번째 출전 선수였다. 최상의 빙질 아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리프니츠카야는 그렇지 못했다.
열띤 러시아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은 가녀린 그녀의 좁은 어깨가 짊어지기에는 꽤나 무거웠을 것이다. 더욱이 앞서 경기를 마친 김연아의 점수가 크게 신경 쓰였을 것이다. 김연아는 리프니츠카야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할 산이다. 그런데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74.92점을 받았다. 리프니츠카야가 대회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았던 72.90점보다 2.02점이 높았다. 시즌 최고 점수, 그보다 더 높은 점수를 세워야한다는 부담감은 더욱은 그를 압박했을 것이다.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이나 강심장은 아니었다. 경기 시작 전 그녀는 심하게 흔들렸다. 에테리 투트베리드제 코치가 리프니츠카야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진정을 시키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오랫동안 잡혔다. 떨리는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표정에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그의 심장은 심하게 뛰고 있었다.
초반 연기는 좋았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녀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나친 자신감 속에 속도감을 끌어올렸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불안정한 착지로 넘어졌다.
이후 남은 과제를 무난하게 소화했지만, 초반 여유를 보였던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스스로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지만 뒤늦은 후회였다. 키스 앤 크라이존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자신의 점수를 확인했다. 만족할 수 없는 점수였다.
리프니츠카야는 이번 대회에서 ‘신데렐라’에 가까웠다.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그녀는 가진 기량과 잠재력이 우수했다. 어린 나이에 비해 연기력이 뛰어나고 유연한 몸놀림으로 스핀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연아 이후 피겨스케이팅을 이끌 선수임에 자명하다.
다만 리프니츠카야는 16세 소녀였다. 소녀의 감성은 예민했다. 평소보다 더 심한 스포트라이트도 크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걸 견뎌내기엔 너무 어렸고, 경험도 부족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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