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전지훈련 소집명단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것이 정말 마지막 기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배수진의 자세로 임하겠다.”
언제나 유쾌한 염기훈이지만 목소리에 비장함이 섞여 있었다. 다시는 주어질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기회가 찾아왔고, 이 기회를 놓치면 정말 끝이니 물러설 수 없었다. 오는 13일부터 브라질과 미국에서 진행되는 3주간의 전지훈련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실수와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염기훈은 꼭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아야한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일, 23명의 소집 명단 속에 염기훈의 이름을 집어넣으며 특별한 기대감을 전했다. 홍 감독은 “공격수들이 좋은 재능을 갖고 있지만 모두 젊은 선수들이다. 염기훈은 경험도 풍부하고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수원으로 복귀하면서 경기력도 지난해보다 나아졌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발탁 배경을 전했다. 홍명보호 1기의 출범이었던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이후 6개월 만에 대표팀 재승선이다.
염기훈은 “동아시안컵 이후 계속 뽑히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20~30% 밖에는 기대하지 않았다.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고마울 따름이다”는 말로 자신도 예상치 못한 발탁이라 설명했다. 1983년생인 염기훈은 23명 중 최고참이다. 전체적으로 어려진 팀의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적임자로 홍명보 감독은 염기훈을 택했다.
그는 “지난 동아시안컵 때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모했다. 하지만 두 번째는 다를 것이다. 소집 이후 후배들과 자주 만나면서 어색함도 사라졌다. 홍명보 감독님의 스타일을 파악했기 때문에 지난번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편하게 하자’는 것이 각오다, 염기훈은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수원에서 하던 것처럼 하겠다. 더 잘하려는 마음보다는 자연스럽게 임하겠다. 그때(동아시안컵)는 경찰축구단 소속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핸디캡이 있었다. K리그 챌린지에서 뛰던 상황이고, 대표팀에 오랜만에 복귀했다는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말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지만, 염기훈에게 브라질월드컵은 간절한 목표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실수가 너무도 큰 상처로 남아있는 까닭이다. 염기훈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에서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치면서 팬들에게 큰 질타를 받았다. 오른발로 슈팅을 때리는 것이 더 좋았을 장면에서 왼발 슈팅이 나오면서 더더욱 아쉬운 기억이 됐다. 이제와서 밝히지만, 그땐 왼발로 슈팅할 수밖에 없었다.
염기훈은 “아르헨티나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팬들은 왜 왼발로 찼냐고 화를 내시지만 그 상황은 나만 안다. 처음 고백하는 건데 그쪽 지역 잔디가 살짝 얼어있었다. 컨트롤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머릿속 계산은 한번 접은 뒤 감아차자는 것이었는데 언 땅에서 공이 팽그르르 돌아서 왼발도 오른발도 아닌 애매한 곳에 놓였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왼발로 찾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도 아쉽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주었다.
그 장면과 함께 염기훈은 팬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래서 “만약 브라질에 갈 수 있다면, 2010년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만약 그럴 수 있다면, 팬들에게 미안함을 갚을 수 있다면 앞으로 홀가분하게 축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힘든 기억이다. 이제는 짐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팬들은 아무렇게 던진 돌멩이지만 당사자는 그렇게 힘든 법이다.
염기훈은 “물론 그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전체적으로 첫 번째 월드컵은 의욕만 앞섰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월드컵은 개인보다는 팀이 중요한 대회다. 만약 본선에 나갈 수 있다면, 내 욕심보다는 최고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연습경기 때 쏘면 들어갔다. 몸도 마음도 다 좋았는데 하필 대회 직전에 가벼운 부상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정말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도 그렇고 후배들도 그렇다. 누구든 다쳐서는 안 된다”면서 “의욕도 좋고 경쟁도 좋지만 팀을 위해서 절대 조심해야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이런 조언이 팀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뜻을 전했다. 바로 이런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염기훈을 뽑은 것은 이처럼 ‘생생한 경험’을 전파하라는 의미가 크다.
[lastuncle@maekyung.com]
언제나 유쾌한 염기훈이지만 목소리에 비장함이 섞여 있었다. 다시는 주어질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기회가 찾아왔고, 이 기회를 놓치면 정말 끝이니 물러설 수 없었다. 오는 13일부터 브라질과 미국에서 진행되는 3주간의 전지훈련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실수와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염기훈은 꼭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아야한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일, 23명의 소집 명단 속에 염기훈의 이름을 집어넣으며 특별한 기대감을 전했다. 홍 감독은 “공격수들이 좋은 재능을 갖고 있지만 모두 젊은 선수들이다. 염기훈은 경험도 풍부하고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수원으로 복귀하면서 경기력도 지난해보다 나아졌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발탁 배경을 전했다. 홍명보호 1기의 출범이었던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이후 6개월 만에 대표팀 재승선이다.
염기훈은 “동아시안컵 이후 계속 뽑히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20~30% 밖에는 기대하지 않았다.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고마울 따름이다”는 말로 자신도 예상치 못한 발탁이라 설명했다. 1983년생인 염기훈은 23명 중 최고참이다. 전체적으로 어려진 팀의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적임자로 홍명보 감독은 염기훈을 택했다.
그는 “지난 동아시안컵 때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모했다. 하지만 두 번째는 다를 것이다. 소집 이후 후배들과 자주 만나면서 어색함도 사라졌다. 홍명보 감독님의 스타일을 파악했기 때문에 지난번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편하게 하자’는 것이 각오다, 염기훈은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수원에서 하던 것처럼 하겠다. 더 잘하려는 마음보다는 자연스럽게 임하겠다. 그때(동아시안컵)는 경찰축구단 소속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핸디캡이 있었다. K리그 챌린지에서 뛰던 상황이고, 대표팀에 오랜만에 복귀했다는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말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지만, 염기훈에게 브라질월드컵은 간절한 목표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실수가 너무도 큰 상처로 남아있는 까닭이다. 염기훈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에서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치면서 팬들에게 큰 질타를 받았다. 오른발로 슈팅을 때리는 것이 더 좋았을 장면에서 왼발 슈팅이 나오면서 더더욱 아쉬운 기억이 됐다. 이제와서 밝히지만, 그땐 왼발로 슈팅할 수밖에 없었다.
염기훈은 “아르헨티나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팬들은 왜 왼발로 찼냐고 화를 내시지만 그 상황은 나만 안다. 처음 고백하는 건데 그쪽 지역 잔디가 살짝 얼어있었다. 컨트롤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머릿속 계산은 한번 접은 뒤 감아차자는 것이었는데 언 땅에서 공이 팽그르르 돌아서 왼발도 오른발도 아닌 애매한 곳에 놓였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왼발로 찾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도 아쉽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주었다.
그 장면과 함께 염기훈은 팬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래서 “만약 브라질에 갈 수 있다면, 2010년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만약 그럴 수 있다면, 팬들에게 미안함을 갚을 수 있다면 앞으로 홀가분하게 축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힘든 기억이다. 이제는 짐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팬들은 아무렇게 던진 돌멩이지만 당사자는 그렇게 힘든 법이다.
염기훈은 “물론 그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전체적으로 첫 번째 월드컵은 의욕만 앞섰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월드컵은 개인보다는 팀이 중요한 대회다. 만약 본선에 나갈 수 있다면, 내 욕심보다는 최고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연습경기 때 쏘면 들어갔다. 몸도 마음도 다 좋았는데 하필 대회 직전에 가벼운 부상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정말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도 그렇고 후배들도 그렇다. 누구든 다쳐서는 안 된다”면서 “의욕도 좋고 경쟁도 좋지만 팀을 위해서 절대 조심해야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이런 조언이 팀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뜻을 전했다. 바로 이런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염기훈을 뽑은 것은 이처럼 ‘생생한 경험’을 전파하라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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