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이 요즘 시끄럽더라. 애런 헤인즈와 김민구의 충돌 장면을 미국에서 영상으로 봤다. 이후 KBL의 징계와 비판적인 시각의 기사들도 많이 접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미국에서는 이번 헤인즈의 고의 충돌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여기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의견을 들어봤다.
반응은 일단 뜨거웠다. 처음 영상을 보고는 김민구의 플라핑(할리우드 액션)을 의심했다. 넘어진 뒤 다리를 구르는 동작이 커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영상을 자세히 본 뒤에는 헤인즈의 파울을 강하게 비판했다. NBA에서 경험이 많은 필 허버드 코치의 평가는 이랬다.
“공격 진행이나 볼과 전혀 상관없는 경기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특히 선수가 고의적으로 가격한 선수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난투극이 벌어지는 폭행 상황과 다르다. 코트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심각한 장면이었다. 만약 NBA에서 저런 파울이 나왔다면 최소 5경기 이상 출전정지에 엄청난 벌금을 지불해야 할 비신사적인 행위였다.”
KBL에서 나온 징계를 알려줬다. 여기 코치들은 KBL의 기준을 잘 몰라서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2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500만원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그냥 웃더라. 아무래도 징계가 터무니없이 약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NBA 도전을 한다는 말을 들어서 혹시나 해서 헤인즈에 대해 아는 코치가 있는지 궁금했다. 여기서도 KBL에서 뛰었던 외국선수를 많이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헤인즈는 아무도 몰랐다. 확실히 KBL에서 통하는 선수인가 보다.
내가 프로농구에서 뛰었던 경험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심판 판정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며 D-리그의 판정 기준과 감독, 선수들의 성향을 유심히 살펴봤다.
여기도 오심은 많이 나온다. 당연히 심판은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확실한 차이는 있다. 일단 보상 판정은 절대 없다. 오심이나 애매한 판정이 나와도 그때 뿐이다. 정말 못해서 잘못된 콜을 한 것이다. 그걸로 끝이다. 홈 어드벤티지는 있어도 보상 판정은 없다.
또 하나, 심판 콜이 경기 흐름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심판 뿐 아니라 감독, 코치, 선수 그 누구도 판정 문제로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여기 감독들도 항의를 한다. 그런데 몇 마디 이상 항의는 없다. 심판도 항의를 듣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항의가 조금이라도 길어진다고 판단되면 바로 경고가 주어진다. 그래도 항의가 계속되면 가차 없이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다.
경기 지연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 테크니컬 파울 이후 시간을 끈다거나 판정에 대한 항의를 위해 작전타임을 불러 경기 진행을 막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심판과 감독, 선수들이 경기 중에 틈이 나는대로 대화를 한다. 감독의 항의도 볼이 데드 됐을 때 대화를 하는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감독과 선수, 심판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다.
여기선 신체 접촉이나 몸 싸움에 대해 상당히 관대하다. 웬만한 몸 싸움은 콜이 나오지 않는다. FIBA 룰보다 더 몸 싸움을 허용한다. 단, 슈팅이나 레이업 등 슛을 쏠 때 손이나 팔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선 상당히 예민하게 파울을 지적한다. 오심이 나오더라도 심판 콜에 일관성이 있어서 그런지 정해진 선을 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한다.
KBL과 다른 선수들의 두 가지 개념 차이가 있다. 여기선 속공 파울의 개념이 없다. 속공을 허용하더라도 절대 끊지 않는다. 그런 작전도 당연히 없다. 아웃 넘버 상황이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 번은 “파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다. 돌아온 답변은 “왜 하냐?”였다. 그래서 다득점이 나오는 것 같다.
또 할리우드 액션도 거의 볼 수 없다. 몸 싸움에 관대해서 그런 것 같다. 파울이 불리지 않기 때문에 할리우드 액션을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KBL에서는 조금의 신체 접촉만 있어도 콜이 많이 나온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할리우드 액션을 조장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인즈로 시작했으니까 외국선수의 태도에 대해 마무리를 짓고 싶다. 한국에서 말을 정말 안 듣던 외국선수들이 미국에서는 말을 정말 잘 듣는다. NBA가 아닌 D-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의가 엄청 바르고 코칭스태프에게 호칭도 깍듯하게 쓴다. KBL에서 뛰는 외국선수들이 한국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래도 KBL이 외국선수한테 너무 잘해줘서 그런게 아닐까.
[전 삼성 농구선수/현 산타크루즈 어시스턴트 코치]
반응은 일단 뜨거웠다. 처음 영상을 보고는 김민구의 플라핑(할리우드 액션)을 의심했다. 넘어진 뒤 다리를 구르는 동작이 커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영상을 자세히 본 뒤에는 헤인즈의 파울을 강하게 비판했다. NBA에서 경험이 많은 필 허버드 코치의 평가는 이랬다.
“공격 진행이나 볼과 전혀 상관없는 경기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특히 선수가 고의적으로 가격한 선수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난투극이 벌어지는 폭행 상황과 다르다. 코트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심각한 장면이었다. 만약 NBA에서 저런 파울이 나왔다면 최소 5경기 이상 출전정지에 엄청난 벌금을 지불해야 할 비신사적인 행위였다.”
KBL에서 나온 징계를 알려줬다. 여기 코치들은 KBL의 기준을 잘 몰라서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2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500만원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그냥 웃더라. 아무래도 징계가 터무니없이 약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NBA 도전을 한다는 말을 들어서 혹시나 해서 헤인즈에 대해 아는 코치가 있는지 궁금했다. 여기서도 KBL에서 뛰었던 외국선수를 많이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헤인즈는 아무도 몰랐다. 확실히 KBL에서 통하는 선수인가 보다.
내가 프로농구에서 뛰었던 경험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심판 판정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며 D-리그의 판정 기준과 감독, 선수들의 성향을 유심히 살펴봤다.
여기도 오심은 많이 나온다. 당연히 심판은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확실한 차이는 있다. 일단 보상 판정은 절대 없다. 오심이나 애매한 판정이 나와도 그때 뿐이다. 정말 못해서 잘못된 콜을 한 것이다. 그걸로 끝이다. 홈 어드벤티지는 있어도 보상 판정은 없다.
또 하나, 심판 콜이 경기 흐름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심판 뿐 아니라 감독, 코치, 선수 그 누구도 판정 문제로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여기 감독들도 항의를 한다. 그런데 몇 마디 이상 항의는 없다. 심판도 항의를 듣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항의가 조금이라도 길어진다고 판단되면 바로 경고가 주어진다. 그래도 항의가 계속되면 가차 없이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다.
경기 지연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 테크니컬 파울 이후 시간을 끈다거나 판정에 대한 항의를 위해 작전타임을 불러 경기 진행을 막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심판과 감독, 선수들이 경기 중에 틈이 나는대로 대화를 한다. 감독의 항의도 볼이 데드 됐을 때 대화를 하는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감독과 선수, 심판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다.
여기선 신체 접촉이나 몸 싸움에 대해 상당히 관대하다. 웬만한 몸 싸움은 콜이 나오지 않는다. FIBA 룰보다 더 몸 싸움을 허용한다. 단, 슈팅이나 레이업 등 슛을 쏠 때 손이나 팔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선 상당히 예민하게 파울을 지적한다. 오심이 나오더라도 심판 콜에 일관성이 있어서 그런지 정해진 선을 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한다.
KBL과 다른 선수들의 두 가지 개념 차이가 있다. 여기선 속공 파울의 개념이 없다. 속공을 허용하더라도 절대 끊지 않는다. 그런 작전도 당연히 없다. 아웃 넘버 상황이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 번은 “파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다. 돌아온 답변은 “왜 하냐?”였다. 그래서 다득점이 나오는 것 같다.
또 할리우드 액션도 거의 볼 수 없다. 몸 싸움에 관대해서 그런 것 같다. 파울이 불리지 않기 때문에 할리우드 액션을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KBL에서는 조금의 신체 접촉만 있어도 콜이 많이 나온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할리우드 액션을 조장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인즈로 시작했으니까 외국선수의 태도에 대해 마무리를 짓고 싶다. 한국에서 말을 정말 안 듣던 외국선수들이 미국에서는 말을 정말 잘 듣는다. NBA가 아닌 D-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의가 엄청 바르고 코칭스태프에게 호칭도 깍듯하게 쓴다. KBL에서 뛰는 외국선수들이 한국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래도 KBL이 외국선수한테 너무 잘해줘서 그런게 아닐까.
[전 삼성 농구선수/현 산타크루즈 어시스턴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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