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한해를 보내고 또 다른 한해를 맞이하려는 이맘때는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서는 시기라 원래 춥다. 계절적인 영향 탓도 있으나 다른 이유 때문에 가슴 시린 이들이 더 많이 보이는 때이기도 하다. 한창 뜨거울 나이지만 자신의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어깨가 축 처진 청년실업가들의 마음은 너무도 춥다. ‘꽃 피는 봄’이 오기 전에 발판을 마련하고 싶은 것이 모두의 바람이나 쉽지가 않은 여건이다.
‘취업 한파’는 축구계라고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춥다 해도 과언 아니다. 프로라는 ‘직업’을 갖고 싶은 선수들은 부지기수이나 관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0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4년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를 열었다. 참가신청서를 제출한 505명의 선수들 중 신청을 철회한 11명을 제외한 총 494명의 지원자 중 프로팀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87명에 불과했다. 우선지명 27명을 포함시켜도 114명으로, 23.1%의 취업률에 그쳤다. 내년 2월28일까지 구단별 추가지명이 가능하고 공개테스트 등 추가될 여지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많은 수는 아닐 전망이다.
매년 신인들의 등용문 자체가 점점 줄어드는 경향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경기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현장 축구인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실시한 연봉공개 이후 대부분의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 구단의 프런트는 “내년 목표는 성적 순위를 올리는 것 이상으로 연봉 총액 순위를 내리는 것”이라던 넋두리에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기존 선수들의 불안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부터 새로운 시민구단으로의 재창단을 선언한 성남의 안익수 감독은 “현재 선수들을 방출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성남시의 방침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팀을 나가야하는 선수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감독 이전에 축구 선배로서 이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돕고 싶은데, 얼어붙은 경기 속에서 마땅한 자리가 생기지 않고 있다”는 말로 아쉬움을 전했다. K리그 챌린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K리그 챌린지 구단의 관계자는 “이미 방출리스트가 작성됐고 해당 선수들에게 통보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 방출된 선수가 새로운 인물을 충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공개테스트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어떻게든 다시 팀에 들어오기 위해 테스트도 불사하겠다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만큼 ‘직장’을 잡기 위한, 직장을 유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간절하다.
10일 드래프트 현장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진 단어는 ‘패스’였다. 각 구단이 지명권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였다. K리그 클래식이 먼저 지명한 1순위, K리그 챌린지가 선택한 2순위 이후 복합적으로 함께 선수를 선발했던 3순위 지명부터는 포기하는 구단들이 속출했다. 그러다 활기를 되찾은 것은 ‘번외지명’ 순서에서였다. 계약기간 1년, 연봉 2,000만원을 받는 ‘번외지명’ 선수들은 모두 43명이었다. 전체 87명중 50%에 가까운 비율이다. 구단들의 몸집 줄이기 노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드래프트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표정은 대부분 어두웠다. ‘통과’가 난무했던 공기 속에서 번외로라도 지명된 선수들은 그래도 따뜻했다. 청년실업 문제는 축구계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문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lastuncle@maekyung.com]
‘취업 한파’는 축구계라고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춥다 해도 과언 아니다. 프로라는 ‘직업’을 갖고 싶은 선수들은 부지기수이나 관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0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4년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를 열었다. 참가신청서를 제출한 505명의 선수들 중 신청을 철회한 11명을 제외한 총 494명의 지원자 중 프로팀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87명에 불과했다. 우선지명 27명을 포함시켜도 114명으로, 23.1%의 취업률에 그쳤다. 내년 2월28일까지 구단별 추가지명이 가능하고 공개테스트 등 추가될 여지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많은 수는 아닐 전망이다.
매년 신인들의 등용문 자체가 점점 줄어드는 경향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경기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현장 축구인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실시한 연봉공개 이후 대부분의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 구단의 프런트는 “내년 목표는 성적 순위를 올리는 것 이상으로 연봉 총액 순위를 내리는 것”이라던 넋두리에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기존 선수들의 불안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부터 새로운 시민구단으로의 재창단을 선언한 성남의 안익수 감독은 “현재 선수들을 방출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성남시의 방침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팀을 나가야하는 선수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감독 이전에 축구 선배로서 이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돕고 싶은데, 얼어붙은 경기 속에서 마땅한 자리가 생기지 않고 있다”는 말로 아쉬움을 전했다. K리그 챌린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K리그 챌린지 구단의 관계자는 “이미 방출리스트가 작성됐고 해당 선수들에게 통보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 방출된 선수가 새로운 인물을 충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공개테스트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어떻게든 다시 팀에 들어오기 위해 테스트도 불사하겠다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만큼 ‘직장’을 잡기 위한, 직장을 유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간절하다.
10일 드래프트 현장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진 단어는 ‘패스’였다. 각 구단이 지명권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였다. K리그 클래식이 먼저 지명한 1순위, K리그 챌린지가 선택한 2순위 이후 복합적으로 함께 선수를 선발했던 3순위 지명부터는 포기하는 구단들이 속출했다. 그러다 활기를 되찾은 것은 ‘번외지명’ 순서에서였다. 계약기간 1년, 연봉 2,000만원을 받는 ‘번외지명’ 선수들은 모두 43명이었다. 전체 87명중 50%에 가까운 비율이다. 구단들의 몸집 줄이기 노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드래프트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표정은 대부분 어두웠다. ‘통과’가 난무했던 공기 속에서 번외로라도 지명된 선수들은 그래도 따뜻했다. 청년실업 문제는 축구계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문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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