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임성일 기자] 박은선의 오랜 스승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은 “무심코 던진 돌에 맞는 사람의 고통은 왜 생각하지 못하는가”라며 격분했다. 여자 축구선수 박은선을 향해 ‘성별을 검사해야한다’는 도에 지나친 ‘결의’를 한 WK리그 6개 감독들을 향한 분노였다.
구타보다 심각한 언어폭력을 자행한 ‘선생님’들에게 모질게도 배신을 당한 박은선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서 28살이 됐는데, 절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저한테 웃으면서 인사해 주시고 걱정해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게 마음이 아프다”면서 “성별검사도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때 올림픽 때도 (성별검사)받아서 경기 출전 다했다”는 말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 ‘아는 사람들’은 사태가 생각보다 커지자 어처구니없게도 발뺌을 하고 있다. 서정호 감독은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진 뒤 그 자리에 있었던 한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사석에서 나온 말이다, 술자리에서 나눈 농담이었다고 하더라. 이게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장탄식을 내뱉었다.
백번 양보해, 차라리 농담이었으면 좋았을 일이다. 하지만 농담이 아니었다. 서울시체육회 측은 7일 “6개 구단 감독들이 의견을 문서로 정리해 여자축구연맹에 공식적으로 접수했다”면서 “언론보도 이후 진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시도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시체육회가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문서 속에는 <7. 박은선 선수 진단>이라는 제하 아래 “2013년 12월31일까지 출전여부를 정확히 판정하여 주지 않을 시 서울시청 팀을 제외한 실업 6개 구단은 2014년도 시즌을 모두 출전을 거부한다는 의견”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박은선 죽이기’ 의도가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기만하려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서정호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국가인원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라면서 “현재의 움직임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고된 것”이라는 말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박원순 시장 역시 트위터에 “시장 이전에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박은선 선수의 인권과 관련된 억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히 그래야할 일이다.
위례정산고 감독으로 재임할 때부터 박은선을 돌봤던 서정호 감독은 “아무리 성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는가. 어른들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제자를 죽였다”면서 “박은선을 10년이 넘도록 돌봤다.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서울시청이 우승을 위해 존재하는 팀도 아니다. 내가 성적이 욕심나서 거짓말로 은선이를 감싸겠는가”는 말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정호 감독의 말처럼, 이건 아니다.
서울시체육회 측은 7일 기자회견에서 “6개 구단은 소속 감독들의 사회적 물의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할 것이며,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어떤 정도의 책임과 사과가 있어야 하겠냐는 질문에 김준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지켜보겠다”는 대답을 전했다.
WK리그 감독들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성균 수원 FMC 감독은 서울시체육회의 기자회견이 열린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은선을)리그에서 퇴출시키자는 뜻이 아니라 2005년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않고 있으니 다시 합류시켜도 되지 않겠느냐는 권유 중에 나온 이야기”라는 황당한 대답으로 또 발뺌을 하고 있다. 이제 지켜보는 눈은 이제 서울시체육회와 서정호 감독과 박은선 뿐이 아니다. 행동은 가볍고 무책임했으나 그에 따른 책임은 분명 무거워야할 것이다.
[lastuncle@maekyung.com]
구타보다 심각한 언어폭력을 자행한 ‘선생님’들에게 모질게도 배신을 당한 박은선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서 28살이 됐는데, 절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저한테 웃으면서 인사해 주시고 걱정해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게 마음이 아프다”면서 “성별검사도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때 올림픽 때도 (성별검사)받아서 경기 출전 다했다”는 말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은선에게 구타보다 심각한 언어폭력을 자행한 ‘선생님’들은 이제와 발뺌을 하고 있다. 서정호 감독(맨 오른쪽)은 장탄식을 내뱉었다. 사진(서울)= 김영구 기자 |
백번 양보해, 차라리 농담이었으면 좋았을 일이다. 하지만 농담이 아니었다. 서울시체육회 측은 7일 “6개 구단 감독들이 의견을 문서로 정리해 여자축구연맹에 공식적으로 접수했다”면서 “언론보도 이후 진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시도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시체육회가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문서 속에는 <7. 박은선 선수 진단>이라는 제하 아래 “2013년 12월31일까지 출전여부를 정확히 판정하여 주지 않을 시 서울시청 팀을 제외한 실업 6개 구단은 2014년도 시즌을 모두 출전을 거부한다는 의견”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박은선 죽이기’ 의도가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기만하려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서정호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국가인원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라면서 “현재의 움직임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고된 것”이라는 말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박원순 시장 역시 트위터에 “시장 이전에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박은선 선수의 인권과 관련된 억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히 그래야할 일이다.
위례정산고 감독으로 재임할 때부터 박은선을 돌봤던 서정호 감독은 “아무리 성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는가. 어른들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제자를 죽였다”면서 “박은선을 10년이 넘도록 돌봤다.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서울시청이 우승을 위해 존재하는 팀도 아니다. 내가 성적이 욕심나서 거짓말로 은선이를 감싸겠는가”는 말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정호 감독의 말처럼, 이건 아니다.
술자리에서의 ‘농담’이라고 했으나 공식적인 문서까지 작성된 계획된 죽이기였다. 행동은 가볍고 무책임했으나 그에 따른 책임은 분명 무거워야할 것이다. 사진(서울)= 김영구 기자 |
WK리그 감독들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성균 수원 FMC 감독은 서울시체육회의 기자회견이 열린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은선을)리그에서 퇴출시키자는 뜻이 아니라 2005년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않고 있으니 다시 합류시켜도 되지 않겠느냐는 권유 중에 나온 이야기”라는 황당한 대답으로 또 발뺌을 하고 있다. 이제 지켜보는 눈은 이제 서울시체육회와 서정호 감독과 박은선 뿐이 아니다. 행동은 가볍고 무책임했으나 그에 따른 책임은 분명 무거워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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