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이상철 기자] 2013-14시즌 박지성(에인트호벤)과 연관된 키워드는 ‘리더’다. 1시즌 동안 임대 이적한 에인트호벤에는 ‘리더’가 부족하다. 젊고 패기 넘치는 재능들이 많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고 이끌어줄 이가 필요하다. 그래서 에인트호벤은 박지성에게 손을 뻗었다.
8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박지성, 에인트호벤 선수단에는 ‘형’이 없었다. 함께 뛰었던 코쿠도, 반 니스테루이도 이제는 현역에서 물러났다. ‘리더’가 된 박지성, 그에게 ‘리더’를 물었다.
▲모범, 그게 나의 역할
에인트호벤에 와, 현지 팬과 언론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대부분 이런 말을 한다. “Jong PSV.” 젊은 에인트호벤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탐낼 보석들을 수집한 에인트호벤이다. 저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기량을 지녔지만, 아직까진 완숙미가 떨어진다.
최근 아약스에게 밀려 ‘2인자’에 그쳤던 에인트호벤이고,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영감을 줄 이가 필요했다. 클럽은 물론 팬, 언론도 공감했다. 그런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이라는 존재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현지 팬과 언론은 “그의 경험이 젊은 PSV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 박지성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언론은 아약스전을 통해 증명된 박지성 효과를 보고 ‘살아있는 교과서’라는 찬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박지성은 그 시선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에인트호벤에서 어떤 임무를 해야 하는지도 자각하고 있다. 박지성은 “내게 어떤 걸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를 이끌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압감은 없다. 평소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박지성은 “팀 주장이 따로 있지만, 내가 팀 내 나이도 경험도 가장 많다. 그렇기 때문에 모범을 보여야 하고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리더’ 박지성은 3,4년 전에도 화제를 모았다. 한국이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하는데 ‘주장’ 박지성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박지성은 A대표팀과 에인트호벤에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박지성의 기준에서 다른 건 하나도 없었다. 하나의 팀에서 했던대로 모범을 보이며 젊은 선수들의 이끄는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리더의 롤모델이 된 건 홍명보 감독과 필립 코쿠 감독이다. 둘은 말수가 없고 과묵하나 모범적인 생활과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끄는 게 비슷하다.
박지성은 “A대표팀에서 (홍)명보형과 룸메이트를 하며 많은 걸 보고 배웠다. 내가 에인트호벤에 처음 왔을 때도 코쿠 감독이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다가 돌아왔을 시기였다. 코쿠 감독에게도 많이 배웠다. 그렇게 경험 많고 명성 있는 선수들의 모범적인 모습을 두 눈으로 잘 봤다. 그것만으로도 굳이 말을 안 해도 어린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박지성은 ‘리더’라는 표현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아 했다. 자신은 그저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선수로서 모범을 보일 뿐이지, 리더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지성은 “난 전혀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판단해도 내가 리더의 자질이나 자격을 갖췄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저 내 위치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처럼 하던대로 일 뿐이다. 그리고 그게 그리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돌직구’ 던지는 솔직한 남자
과거 몇 차례 이야기를 했듯, 박지성은 언론과 인터뷰를 그리 반기는 편이 아니다. 그러나 언론과의 소통이 팬과의 소통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에인트호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현지 언론과 능숙하게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가감없이 밝힌다.
한 질문에 대해 박지성의 답변은 길 때도 있지만 짧을 때가 더 많다. 그렇지만 그의 말에는 뼈가 있다. 할 말은 하는 성격이며, 피하지 않는다. 이른바 ‘돌직구’를 던진다. 그래서 그의 말은 시원시원하기도 하다.
다음은 박지성과 현지 인터뷰에서 흥미로우면서 냉철한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원 소속팀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관련 소식은 잘 보고 있는가.
“(윤)석영이도 뛰고 있어서, QPR 경기는 잘 체크하고 있다. 팀이 잘 나가고 있더라(QPR은 28일 현재 6승 2무로 챔피언십 선두에 올라있다). 석영이 외 QPR 선수들하고 연락을 자주 하고 있다. 스태프하고도 연락이 닿고 있다. 하지만 해리 레드냅 감독과는 따로 연락하지 않고 있다. 전혀.”
-두 개의 심장의 가진 사나이,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잘 뛰어다니던데.
“이제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은 된다. 하지만 (이제 나도 나이가 많아)아무래도 예전보다 많이 못 뛰는 건 사실이다. 솔직히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약해졌다. 확실히 활동량만 고려하면 떨어졌다. 그래도 경험을 살려 충분히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8년 전에 비해 에레디비지 수준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네덜란드 클럽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게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와 달리 다른 나라 클럽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까. 예전에 비해 에인트호벤뿐 아니라 아약스 등 리그 전체적으로 팀들의 연령대가 많이 어려졌다. 그리고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은 빅 리그로 떠나갔다. 그 지적에 대해 반론을 하려면,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그렇지 않다는 걸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rok1954@maekyung.com]
8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박지성, 에인트호벤 선수단에는 ‘형’이 없었다. 함께 뛰었던 코쿠도, 반 니스테루이도 이제는 현역에서 물러났다. ‘리더’가 된 박지성, 그에게 ‘리더’를 물었다.
▲모범, 그게 나의 역할
에인트호벤에 와, 현지 팬과 언론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대부분 이런 말을 한다. “Jong PSV.” 젊은 에인트호벤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탐낼 보석들을 수집한 에인트호벤이다. 저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기량을 지녔지만, 아직까진 완숙미가 떨어진다.
박지성은 2013-14시즌 PSV 에인트호벤 선수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그리고 이력도 가장 화려하다. 리더가 필요한 에인트호벤에 박지성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사진(네덜란드 에인트호벤)=김영구 기자 |
현지 팬과 언론은 “그의 경험이 젊은 PSV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 박지성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언론은 아약스전을 통해 증명된 박지성 효과를 보고 ‘살아있는 교과서’라는 찬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박지성은 그 시선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에인트호벤에서 어떤 임무를 해야 하는지도 자각하고 있다. 박지성은 “내게 어떤 걸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를 이끌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압감은 없다. 평소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박지성은 “팀 주장이 따로 있지만, 내가 팀 내 나이도 경험도 가장 많다. 그렇기 때문에 모범을 보여야 하고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리더’ 박지성은 3,4년 전에도 화제를 모았다. 한국이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하는데 ‘주장’ 박지성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박지성은 A대표팀과 에인트호벤에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박지성의 기준에서 다른 건 하나도 없었다. 하나의 팀에서 했던대로 모범을 보이며 젊은 선수들의 이끄는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리더의 롤모델이 된 건 홍명보 감독과 필립 코쿠 감독이다. 둘은 말수가 없고 과묵하나 모범적인 생활과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끄는 게 비슷하다.
박지성은 “A대표팀에서 (홍)명보형과 룸메이트를 하며 많은 걸 보고 배웠다. 내가 에인트호벤에 처음 왔을 때도 코쿠 감독이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다가 돌아왔을 시기였다. 코쿠 감독에게도 많이 배웠다. 그렇게 경험 많고 명성 있는 선수들의 모범적인 모습을 두 눈으로 잘 봤다. 그것만으로도 굳이 말을 안 해도 어린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박지성은 ‘리더’라는 표현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아 했다. 자신은 그저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선수로서 모범을 보일 뿐이지, 리더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지성은 “난 전혀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판단해도 내가 리더의 자질이나 자격을 갖췄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저 내 위치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처럼 하던대로 일 뿐이다. 그리고 그게 그리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지성의 별명 가운데 하나가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였다. 그러나 박지성도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스스로 지칠 줄 몰랐던 체력은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사진(네덜란드 에인트호벤)=김영구 기자 |
과거 몇 차례 이야기를 했듯, 박지성은 언론과 인터뷰를 그리 반기는 편이 아니다. 그러나 언론과의 소통이 팬과의 소통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에인트호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현지 언론과 능숙하게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가감없이 밝힌다.
한 질문에 대해 박지성의 답변은 길 때도 있지만 짧을 때가 더 많다. 그렇지만 그의 말에는 뼈가 있다. 할 말은 하는 성격이며, 피하지 않는다. 이른바 ‘돌직구’를 던진다. 그래서 그의 말은 시원시원하기도 하다.
다음은 박지성과 현지 인터뷰에서 흥미로우면서 냉철한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원 소속팀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관련 소식은 잘 보고 있는가.
“(윤)석영이도 뛰고 있어서, QPR 경기는 잘 체크하고 있다. 팀이 잘 나가고 있더라(QPR은 28일 현재 6승 2무로 챔피언십 선두에 올라있다). 석영이 외 QPR 선수들하고 연락을 자주 하고 있다. 스태프하고도 연락이 닿고 있다. 하지만 해리 레드냅 감독과는 따로 연락하지 않고 있다. 전혀.”
-두 개의 심장의 가진 사나이,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잘 뛰어다니던데.
“이제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은 된다. 하지만 (이제 나도 나이가 많아)아무래도 예전보다 많이 못 뛰는 건 사실이다. 솔직히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약해졌다. 확실히 활동량만 고려하면 떨어졌다. 그래도 경험을 살려 충분히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8년 전에 비해 에레디비지 수준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네덜란드 클럽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게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와 달리 다른 나라 클럽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까. 예전에 비해 에인트호벤뿐 아니라 아약스 등 리그 전체적으로 팀들의 연령대가 많이 어려졌다. 그리고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은 빅 리그로 떠나갔다. 그 지적에 대해 반론을 하려면,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그렇지 않다는 걸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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