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이)상훈아, 왜 앉아서 인터뷰를 하냐?”
가만히 서 있는 단신 외야수 이상훈(26, 삼성 라이온즈)을 향한 소속팀 선배 강명구(33)의 짓궂은 장난이었다. 지나 가는 선수들마다 “오, 이스타”라는 탄성이 쏟아졌다. 지난 2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둔 삼성 더그아웃 최고의 스타는 이상훈이었다.
이상훈은 무명의 키 작은 선수였다. 지난 2010년 한화 이글스에 4라운드 29순위로 입단한 우타 외야수다. 공식 프로필 신장 171cm의 왜소한 체구로 출장을 시간을 얻지 못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2월 삼성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상훈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 톱타자 배영섭의 부상 공백을 채우기 위해 1군에 콜업됐다. 이상훈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8일 포항 NC 다이노스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깜짝 스타덤에 올랐다. NC 선발 노성호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8구째를 잡아당겨 좌월 아치를 그려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상호의 깜짝 활약이 마냥 반가운지 목동구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류 감독은 “키가 작아서 그런지 홈런을 치니까 더 잘해 보이는 것 같다. 얼굴도 동안이다”라며 싱글벙글. 이어 “키가 작아서 직접 물어봤더니 중학교 때 키라고 하더라. 예쁘게 야구 잘했다고 하던데…. 나도 현역 시절 체구가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안다”며 “한화 시절에 기억나는 게 오승환 볼에도 안 밀리고 쳤던 선수”라고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때마침 더그아웃에 들어서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작은 애 있잖아? 이상훈 보러 왔는데”라며 거들었다. 이어 허 위원은 “1년에 몇 번 안 나와도 인상이 남는 선수였다. 야무지게 야구를 하는 선수”라고 큰 관심을 보였다.
이상훈도 최근 부쩍 늘어난 관심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훈은 “삼성으로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집이 대구라서 기분이 좋았다”며 프로 첫 홈런에 대해서도 “생각지도 못했는데 운 좋게 넘어갔다. 그날 홈런 공과 인형도 기념으로 챙겼다.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더라”고 수줍게 웃었다.
이상훈의 실제 키는 프로필보다 작다. 이상훈은 “사실 168cm 정도인데…”라며 멋쩍게 고백한 뒤 “중학교 때는 작은 편은 아니었다. 키가 작아서 그런지 고교 졸업 후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대학 때는 계속 1번타자로 국가대표도 했기 때문에 지명을 받을 것이라 예상하긴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상훈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중학교 때 중장거리 만능 타자였지만, 이후 키가 크기 않으면서 배트를 짧게 잡고 단거리 타자로 전향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류 감독이 말한 오승환의 맞대결도 기억하고 있었다. 이상훈은 “작년 올스타 전날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안타는 치지 못했다. 그래도 계속 파울을 만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류 감독이 안타로 기억할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날이었다.
이상훈은 “좋은 기회가 왔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타석에 임할 것”이라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고 싶지만, 상황이 안되면 어쩔 수 없다. 더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훈은 만성 장염으로 재검을 3~4차례 받으며 병역 면제를 받았다. 삼성으로서는 백업자원으로 복덩이를 얻은 셈이다. 배영섭이 올 시즌을 마친 뒤 군 입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음 시즌 우동균, 정형식 등과 함께 경쟁을 벌이며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상훈이 ‘작은 거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이상훈은 이날 6회초 2사 만루서 강명구 대타로 나섰다. 넥센 송신영을 상대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해설을 하던 허 위원의 탄성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 다시 한 번 강한 인상을 남겼다.
[min@maekyung.com]
가만히 서 있는 단신 외야수 이상훈(26, 삼성 라이온즈)을 향한 소속팀 선배 강명구(33)의 짓궂은 장난이었다. 지나 가는 선수들마다 “오, 이스타”라는 탄성이 쏟아졌다. 지난 2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둔 삼성 더그아웃 최고의 스타는 이상훈이었다.
이상훈은 무명의 키 작은 선수였다. 지난 2010년 한화 이글스에 4라운드 29순위로 입단한 우타 외야수다. 공식 프로필 신장 171cm의 왜소한 체구로 출장을 시간을 얻지 못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2월 삼성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 이상훈이 2회말 1사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뒤 3루 베이스를 밟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상호의 깜짝 활약이 마냥 반가운지 목동구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류 감독은 “키가 작아서 그런지 홈런을 치니까 더 잘해 보이는 것 같다. 얼굴도 동안이다”라며 싱글벙글. 이어 “키가 작아서 직접 물어봤더니 중학교 때 키라고 하더라. 예쁘게 야구 잘했다고 하던데…. 나도 현역 시절 체구가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안다”며 “한화 시절에 기억나는 게 오승환 볼에도 안 밀리고 쳤던 선수”라고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때마침 더그아웃에 들어서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작은 애 있잖아? 이상훈 보러 왔는데”라며 거들었다. 이어 허 위원은 “1년에 몇 번 안 나와도 인상이 남는 선수였다. 야무지게 야구를 하는 선수”라고 큰 관심을 보였다.
이상훈도 최근 부쩍 늘어난 관심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훈은 “삼성으로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집이 대구라서 기분이 좋았다”며 프로 첫 홈런에 대해서도 “생각지도 못했는데 운 좋게 넘어갔다. 그날 홈런 공과 인형도 기념으로 챙겼다.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더라”고 수줍게 웃었다.
이상훈의 실제 키는 프로필보다 작다. 이상훈은 “사실 168cm 정도인데…”라며 멋쩍게 고백한 뒤 “중학교 때는 작은 편은 아니었다. 키가 작아서 그런지 고교 졸업 후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대학 때는 계속 1번타자로 국가대표도 했기 때문에 지명을 받을 것이라 예상하긴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상훈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중학교 때 중장거리 만능 타자였지만, 이후 키가 크기 않으면서 배트를 짧게 잡고 단거리 타자로 전향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류 감독이 말한 오승환의 맞대결도 기억하고 있었다. 이상훈은 “작년 올스타 전날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안타는 치지 못했다. 그래도 계속 파울을 만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류 감독이 안타로 기억할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날이었다.
이상훈은 “좋은 기회가 왔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타석에 임할 것”이라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고 싶지만, 상황이 안되면 어쩔 수 없다. 더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훈은 만성 장염으로 재검을 3~4차례 받으며 병역 면제를 받았다. 삼성으로서는 백업자원으로 복덩이를 얻은 셈이다. 배영섭이 올 시즌을 마친 뒤 군 입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음 시즌 우동균, 정형식 등과 함께 경쟁을 벌이며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상훈이 ‘작은 거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이상훈은 이날 6회초 2사 만루서 강명구 대타로 나섰다. 넥센 송신영을 상대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해설을 하던 허 위원의 탄성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 다시 한 번 강한 인상을 남겼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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