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1979년생. 34살의 나이를 생각하면 마지막 도전에 가깝다. 더군다나 포지션이 공격수다. 잠시도 멈출 수가 없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자신들과 동갑내기인 이동국의 여전한 몸놀림과 결정력을 생각한다면 나이를 운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저 새로운 출발에 가깝다. 자신들의 몫이다.
김은중과 정성훈, 두 베테랑 공격수가 새로운 소속팀에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각각 강원에서 포항스틸러스로, 대전에서 경남FC로 적을 옮긴 김은중과 정성훈은 3일 오후 이적 후 첫 신고를 앞두고 있다. 김은중은 대구와의 원정경기에, 정성훈은 부산과의 어웨이 경기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공산이 크다. 두 선수에게 모두 뜻 깊은 출발이다.
1997년 대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김은중은 FC서울과 제주유나이티드 그리고 강원FC를 거쳐 포항이 5번째 소속팀이 된다. 지금껏 무려 418경기에 나와 119골 55도움을 기록 중인 김은중은 이동국과 함께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동국(337경기 153골55도움)이 한 걸음 앞서 나가는 것은 사실이나, 이동국의 대단한 기록에 버금가는 행보다. 도움 5개를 더하면 신태용과 에닝요만 밟은 60-60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샤프’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날카로움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2002년 울산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정성훈은 대전 부산 전북 전남, 다시 잠시 전북과 대전을 잠시 거쳐 경남FC에 똬리 틀었다. 소속팀의 바뀐 면면만으로는 정성훈 역시 5번째 클럽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부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로 ‘루카후니’라는 애칭을 얻었던 때를 생각하면 현재 페이스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하드웨어를 앞세운 파괴력과 하드웨어에 어울리지 않는 기술까지 겸비해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됐던 정성훈이지만 이후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저 팀을 떠도는 ‘저니맨’ 인상이 강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공히 강원과 대전이라는, 객관적인 전력이 다른 팀들에 비해 떨어지는 클럽에 몸담으며 활약상도 주목도도 떨어졌던 최근 모습도 유사하다. 기본적인 스포트라이트도 적었으며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해 포인트를 올리기도 쉽지 않았다. 게다 벤치의 신임도 줄어들었다. 김은중은 올 시즌 13경기에 나와 골 없이 도움만 1개 기록했고 정성훈은 고작 6경기 출전에 2골을 넣었을 뿐이다.
자칫, 그냥 그렇게 커리어 마지막이 시들어 갈 수 있던 1979년생 동갑내기 골잡이에게 2013년 여름은 아주 중요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두 선수 모두 여전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까닭이다. 포항이나 경남이나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팀이다. 그런 스쿼드가 러브콜을 보낸 공격수라는 것만으로 충분히 뿌듯하다. 하지만 뿌듯함으로 그칠 상황이 아니다. 해야 할 몫이 크다는 뜻이다.
20라운드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포항은, 그간 마땅한 전문 골잡이 없이도 유지하던 상위권을 지키기 위해 김은중을 택했다. 황선홍 감독은 “지금 우리에게는 은중이가 필요했다”는 말로 ‘샤프’의 날카로움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남FC가 정성훈에게 원하는 것도 명확하다. 보산치치 부발로 이재명 김형범 등 좋은 공격자원들이 많지만 전방에 확실한 기둥은 없었다. 정성훈과 함께,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상위리그 도약에 박차를 가할 참이다.
정성훈은 경남FC 계약을 마친 뒤 “남은 5개월 동안 모든 것을 걸겠다”는 말과 함께 이를 악물었다. 그야말로 마지막이라는 배수진이 필요하다. 반면, 그저 새로운 출발이라는 편안한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베테랑답게, 베테랑에 어울리는 여유로움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마지막이거나 그저 새로운 출발이거나, 어쨌든 1979년생 동갑내기 베테랑 킬러에게 2013년 8월3일은 아주 중요한 이정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lastuncle@maekyung.com]
김은중과 정성훈, 두 베테랑 공격수가 새로운 소속팀에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각각 강원에서 포항스틸러스로, 대전에서 경남FC로 적을 옮긴 김은중과 정성훈은 3일 오후 이적 후 첫 신고를 앞두고 있다. 김은중은 대구와의 원정경기에, 정성훈은 부산과의 어웨이 경기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공산이 크다. 두 선수에게 모두 뜻 깊은 출발이다.
각각 경남과 포항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정성훈과 김은중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2002년 울산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정성훈은 대전 부산 전북 전남, 다시 잠시 전북과 대전을 잠시 거쳐 경남FC에 똬리 틀었다. 소속팀의 바뀐 면면만으로는 정성훈 역시 5번째 클럽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부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로 ‘루카후니’라는 애칭을 얻었던 때를 생각하면 현재 페이스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하드웨어를 앞세운 파괴력과 하드웨어에 어울리지 않는 기술까지 겸비해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됐던 정성훈이지만 이후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저 팀을 떠도는 ‘저니맨’ 인상이 강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공히 강원과 대전이라는, 객관적인 전력이 다른 팀들에 비해 떨어지는 클럽에 몸담으며 활약상도 주목도도 떨어졌던 최근 모습도 유사하다. 기본적인 스포트라이트도 적었으며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해 포인트를 올리기도 쉽지 않았다. 게다 벤치의 신임도 줄어들었다. 김은중은 올 시즌 13경기에 나와 골 없이 도움만 1개 기록했고 정성훈은 고작 6경기 출전에 2골을 넣었을 뿐이다.
자칫, 그냥 그렇게 커리어 마지막이 시들어 갈 수 있던 1979년생 동갑내기 골잡이에게 2013년 여름은 아주 중요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이라는 배수진도 필요하고 그저 새로운 출발이라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사진= 포항스틸러스 제공 |
20라운드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포항은, 그간 마땅한 전문 골잡이 없이도 유지하던 상위권을 지키기 위해 김은중을 택했다. 황선홍 감독은 “지금 우리에게는 은중이가 필요했다”는 말로 ‘샤프’의 날카로움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남FC가 정성훈에게 원하는 것도 명확하다. 보산치치 부발로 이재명 김형범 등 좋은 공격자원들이 많지만 전방에 확실한 기둥은 없었다. 정성훈과 함께,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상위리그 도약에 박차를 가할 참이다.
정성훈은 경남FC 계약을 마친 뒤 “남은 5개월 동안 모든 것을 걸겠다”는 말과 함께 이를 악물었다. 그야말로 마지막이라는 배수진이 필요하다. 반면, 그저 새로운 출발이라는 편안한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베테랑답게, 베테랑에 어울리는 여유로움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마지막이거나 그저 새로운 출발이거나, 어쨌든 1979년생 동갑내기 베테랑 킬러에게 2013년 8월3일은 아주 중요한 이정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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