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2013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어느새 절반의 일정을 마쳤다. 2012년 12월 개최된 ‘스위잉 스커츠 2012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금호타이어 여자오픈’까지 12개의 대회를 치르며 숨가쁘게 달려온 KLPGA투어는 크게 5가지의 특징을 보였다.
▲예측할 수 없는 우승후보, ▲장하나(21,KT)와 김효주(18,롯데)의 맞대결, ▲10대 선수들의 돌풍,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선수들의 우승, ▲지난해 톱골퍼들의 부진이 그것이다.
2013 KLPGA투어가 절반의 일정을 마친 가운데 우승후보로 떠오른 김효주와 장하나, 및 다승왕 김보경과 신인 돌풍 전인지가 두각을 나타냈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7일 막을 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을 끝으로 KLPGA투어 상반기 시즌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12개 대회에서 11명의 각기 다른 우승자가 탄생해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E1 채리티 오픈’과 ‘제3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달성한 김보경(27,요진건설)을 제외한 10명의 우승자 가운데 4명이 생애 첫 승을 달성한 선수일 정도로 우승후보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KLPGA 선수들의 향상된 실력으로 좀처럼 우승자를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치열한 승부 장하나 VS 김효주
장하나와 김효주는 볼빅 대상포인트, 골프존 상금순위, 예스 평균타수, 드라이브 비거리, 톱텐 피니시율 등 5가지 주요 기록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 중에서도 상금순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재 장하나가 약 3억4300만 원으로 1위, 김효주가 약 2억8100만 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두 선수는 올시즌 나란히 1승씩 거둔 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상금 차이 역시 6000만원에 불과해 향후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이들의 우열을 가늠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무서운 10대 돌풍!
‘기아자동차 제2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는 예상치 10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대회 첫날, 14살의 여중생 성은정(14,안양여중2)이 공동선두에 올라 주목을 받았고 둘째 날에는 이 대회 우승자인 신인 전인지(19·하이트진로)가 선두를 차지하며 3라운드에 진출했다. 선두경쟁의 열기를 더한 3라운드에서는 KLPGA 드림투어에 출전중인 백규정(18,CJ오쇼핑)이 깜짝 선두에 올랐으며, 이어 슈퍼 루키 김효주와 전인지가 선두와 한 타 차이로 나란히 공동2위로 대회를 마쳐 무서운 신예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후반기에도 10대 골퍼들의 선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고생 끝에 맛본 우승의 달콤함
김세영(20,미래에셋), 허윤경(23,현대스위스), 김보경, 변현민(23,요진건설), 김다나(24,넵스) 등 오랜 노력 끝에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들은 끊임없는 노력과 골프에 대한 열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우승을 달성했다.
‘제6회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자인 김세영은 아마추어시절 뛰어난 활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슬럼프를 겪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김세영은 꾸준한 연습과 끈기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올해 첫 대회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그동안의 설움을 날렸다.
지난해 안타깝게 4번씩이나 우승기회를 놓쳤던 허윤경은 마침내 ‘2013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3년 5개월 만이기도 했던 이번 우승은 그동안의 노력을 보여주는 결실이 됐다.
올 시즌 유일한 다승자인 김보경도 생애 2승을 달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8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이후, 5년간 우승이 없었다. 하지만 김보경은 ‘E1 채리티 오픈’과 ‘제3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변현민은 생애 첫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제7회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추가했다. 변현민은 2011년 ‘SBS투어 제2회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첫 승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따뜻한 응원과 도움을 바탕으로 통산 2승째를 올릴 수 있었다.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초대 챔피언인 김다나에게도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국가대표 시절을 보냈던 김다나는 한국으로 돌아와 2009년부터 KLPGA회원으로 활동했다. 매년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프로데뷔 4년차인 올해 마침내 생애 첫 승을 달성하며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지난해 빅3, 후반기에 반전 보일까?
2012 KLPGA투어를 빛낸 핫 스타 김하늘(25,KT), 김자영2(22,LG), 양제윤(21,LIG손해보험)이 올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 김하늘과 시즌 3승을 기록하며 다승왕에 올랐던 김자영, 지난해 대상 수상에 빛난 양제윤이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하반기 투어 시작을 기점으로 명예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약 한 달간의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두 선수가 어떤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타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KLPGA투어에는 ‘LPGA 외환·하나은행 챔피언십'과 ’제12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을 포함해 총 13개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KLPGA 순수 국내 투어는 12개 대회로 약 75억원의 상금이 걸려있다.
하반기에는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더 많은 대회가 몰려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순위도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어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과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또한 매주 연이어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누가 체력관리에 성공해 좋은 성적을 거둘지도 주목된다.
현재까지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보인 만큼 하반기에는 다양한 우승자가 탄생할지 혹은 상반기 우승자들의 다승이 이어질지 많은 골프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lsyoo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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