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행으로 독감 환자 급증
독감 외 호흡기 감염병도 유행
독감 외 호흡기 감염병도 유행
최근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인플루엔자 A(H1N1), A(H3N2)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면서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는 99.8명으로, 전 주(73.9명) 대비 1.4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2016년(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주를 넘어선 수치입니다.
"대기 환자가 계속 늘어…진료 못 받으실 수도 있어요"
오늘(10일) 오전 10시경,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소아과 병원은 진료 대기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병원이 문을 연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대기 인원이 40명을 넘었고, 병원 관계자는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점심시간 전에 진료가 마감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날 영통구의 한 이비인후과 병원도 진료 접수를 위해 줄을 선 환자들과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로 혼잡했습니다. 진료 시작 전인 오전 8시 30분부터 접수를 위해 10여 명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내원한 70대 환자 이모 씨는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가 하더니 몸살 증세도 심해져서 혹시 독감이 아닐까 싶은 생각에 찾아왔다"며 "요새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급하게 병원부터 왔다"고 말했습니다.
대기시간이 1시간이 넘는다는 안내에 발길을 돌리는 환자들도 보였습니다.
한 남성은 "빨리 진료를 마치고 볼일을 보러 갈 생각으로 왔는데 사람이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면서 "진료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10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소아과에 호흡기 질환 환자 증감 추이가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독감 외 호흡기 감염병도 유행…"급격한 기후 변화도 영향"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 독감 외 호흡기 감염병 환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9주간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주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4% 높은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입원환자도 작년 8월 정점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최근 4주간 증가세로 전환됐습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독감은 춥고 건조한 늦가을부터 겨울에 집중적으로 확산하는 전형적인 유행 패턴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 조치로 주춤했던 호흡기 감염병 확산세가 최근 들어 더욱 가팔라진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급격한 기후 변화에 따른 온도차 등 여러 요인 때문에 바이러스가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질환의 중증도도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고위험자는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하고 모두가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설 연휴가 고비…비상응급 대응 기간
독감 접종 관련 포스터가 붙어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달 말 설 연휴가 독감 유행에 고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언제(9일) "설 명절 비상응급 대응 기간을 위해 지자체, 의료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꼼꼼히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영미 질병청장 역시 "설 연휴 가족과 안전하고 건강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65세 이상,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미리 접종받으시기를 바란다"며 "고위험군의 보호자와 자녀분도 접종을 챙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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