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즉 인공지능으로 대화를 나누는 챗GPT, 어떤 분야를 묻든 막힘없이 술술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활용처도 늘고 있는데요. MBN [일문chat답]에서는 매일 화제가 되는 뉴스에 대해 챗GPT에게 물어 관련 정보부터 전망까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제가 방금 그린 지도입니다. 트리니티 카운티는 조금 작게 그려졌고 모독 카운티는 실제보다 더 네모난 모양이 되었네요”
손으로 직접 지도를 그린 일기예보. 전 세계를 덮친 마이크로소프트(MS)발 IT 대란의 영향으로 주요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미국의 한 방송국에서 대책을 숙고하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색 펜으로 지도를 그렸습니다.
시청자들은 ‘그린 스크린’(화면 합성을 위한 배경 막)이 생기기 전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했던 197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며 정겹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본격 장마철이 시작된 7월, 기상청은 다른 의미로 197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번번이 어긋나자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 주말 최대 150㎜의 비가 예고됐던 수도권에는 강수량이 지역별로 30~50㎜대에 그쳤습니다. 지난 24일 부산·경남 지역에는 5~20㎜ 정도의 비를 예고했지만 새벽 1시부터 3시간가량 쏟아진 강수량만 무려 154.2㎜에 달하며 기상청을 못 믿겠다는 반응이 속출했습니다.
부정확한 기상 예측의 원인은 무엇이고, 일기예보는 어떤 관측 자료를 활용해 분석하는지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4o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챗GPT에 따르면 기상 예측을 가능케 하는 건 수퍼컴퓨터를 활용한 ‘수치예보모델’ 때문입니다. 현재 기상 상황을 비롯한 지상기상관측과 고층기상관측 등 다양한 원격 관측 장비로 한반도 상공을 포착해 자료를 수집합니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수치예보모델’에 입력해 시시각각 대기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합니다.
비 예보 정확도는 △강수 유무 정확도(ACC) △강수 유무 맞힘률(POD) △강수유무 임계성공지수(CSI) 등 지표를 통해 확인됩니다. ACC는 전체 예측 중 ‘강수·무강수 맞힘’ 합산한 비율로, 비 예보가 없을 때 실제 비가 오지 않았을 경우 정확하다 판단합니다. CSI는 ‘무강수 맞힘’을 제외한 전체 예측에서 ‘강수 맞힘’이 차지하는 비율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실제로 비가 내려야 예보가 정확했다고 분류합니다.
올해 상반기 강수맞힘률은 평균 0.69로 지난해 상반기 평균(0.72)보다 하락했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기상청의 일기예보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자국 기상청이 아닌 해외 사이트나 해외 기상앱으로 갈아타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지난 25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날씨 무료 앱 부문을 살펴보면 ‘기상청 날씨알리미’는 5위에 그쳤습니다. 대신 1위 자리에 체코 기상 앱 ‘윈디’, 3위에 미국 앱 ‘아큐웨더’, 7위에 노르웨이 앱 ‘Yr’이 올랐습니다.
기상청에서 보유한 수퍼컴퓨터 마루와 구루는 2024년 6월 기준으로 세계 58위, 59위입니다. 전 세계 기준으로 기상 예측에 활용되는 가장 좋은 컴퓨터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챗GPT는 지역적 특성과 데이터·모델 차이를 주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반도 국토 주변은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수증기의 흐름도 지형도 복잡해 예측이 틀릴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또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대기 중 수증기가 급증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진 이유도 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이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길게 형성되는 식으로 일반적 수준을 벗어나는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해 예측이 어렵다”며 “하루 이틀 전에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상청 날씨 예측이 해외 앱보다 정확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에는 서로 다른 데이터 소스와 모델을 사용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기상청은 주로 국내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을 수행하며,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하는 모델을 사용합니다. 반면 해외 앱은 글로벌 데이터를 활용하며, 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기상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점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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