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유지 등 일상적 주행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지만, 새벽 또는 해 질 녘 어두울 때나 회전 상황에서는 사람이 운전할 때 사고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모하메드 압델-아티 교수팀은 오늘(19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자율주행 차량 2천1백 대와 사람 운전 차량 3만 5천여 대의 사고 데이터 비교 분석 끝에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자율주행 기술이 도로 안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것이며 동시에 어떤 영역에서 개선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빠른 기술 발전으로 정교한 센서와 알고리즘을 갖춘 자율주행차가 운행 효율과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사고 발생 시 자율주행 차량과 인간 운전 차량 간 차이점은 사고 데이터 부족 등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2016~202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 약 2천 대와 사람 운전 차량 약 3만 5천 대의 사고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에 포함된 자율주행차는 일부 기능 자율 제어가 가능한 2단계(SAE Level 2) 차량이 약 1천 대, 완전 자율주행 전 단계로 대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4단계(SAE Level 4) 차량이 약 1천 대였습니다.
분석 결과 자율주행 차량은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사람 운전 차량보다 더 안전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율주행차의 추돌 및 측면 충돌 사고 위험은 각각 사람 운전 차량보다 50%와 20% 낮았습니다. 이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사람보다 상황을 더 빨리 인지해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자율주행 차량의 우천 시 사고 발생 확률은 사람 운전 차량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레이더가 안개나 악천후 속에서 150m 이상 거리의 물체를 감지할 수 있지만 사람의 눈은 비슷한 상황에서 최대 10m 정도 떨어진 물체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그러나 새벽이나 해 질 무렵 어두운 상황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가능성이 사람 운전 차량보다 5.25배나 높았으며, 교차로 등에서 회전하는 상황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가능성이 사람 운전 차량보다 1.9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새벽 또는 해 질 무렵 어두운 상황이나 회전 상황 등은 자율주행 기술이 인간의 운전 능력을 따라잡거나 능가하기 위해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주행 차량이 인간 운전자보다 더 낫거나 못한 성능을 보이는 조건을 이해하는 것은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자율주행 차량과 사람 운전 차량 간 안전 차이를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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