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가족이 큰 존재였는데...부친 빚, 더는 어렵다"

'이런 일 미리 막을 수 없었나' 질문에 눈물 쏟아
"가족이 저한테 가장 커...문제 발생할 때마다 계속 막았다"
"부친 고소, 제가 먼저 의견"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부친을 고소한 것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이사장은 "저한테 가족이 가장 컸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오늘(18일)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부친 고소와 관련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번 문제가 부녀 관계와 전혀 무관한가'라는 질문을 받고 "무관할 수가 없다"며 "꽤 오랫동안 (문제 있는) 이 상황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답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2016년도에 은퇴하고 나와서 한국 생활하면서 개인 활동도 많이 했는데 그때부터 이런 저런 상황들이 수면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문제가 1~2가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개인적으로 회사도 운영하면서 제 2의 인생을 위해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해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며 "이게 저의 꿈만이 아니고 한국을 이끌어나갈 꿈나무를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확실히 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박세리 이사장이 오늘(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어떤 부분을 가장 해명하고 싶나'라는 질문엔 '대전 집 경매 의혹'을 언급하며 "현재 경매에 나와있지 않다. 제가 법적으로 올바르게 다 변제하고 제 명의로 집을 인수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이사장 측 변호인은 "새만금개발청으로부터 새만금테마마을 국제골프학교 개발 사업 참가 의향서라는 문서에 대한 진위 확인 요청을 받았다"며 "이 때 위조된 서류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 MBN

변호인은 "처음에는 의향서를 재단 측에서 작성한 적이 없어서 사실 확인만 해줬는데 추후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법률 자문을 받는 과정에서 법적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사회의 소집 및 의결 절차를 거쳐 경찰에 고소를 진행하게 됐고 최근 검찰에 송치돼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친이 위조한 인장과 실제 박세리희망재단의 법인 인감을 비교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자신도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의결 과정에 동참했다고 밝혔으며 먼저 부친을 고소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냈다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사안에 대해 부친과 소통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은 전혀 없다고 전했습니다.

박세리 이사장이 오늘(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런 일을 미리 막을 수 없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잠시 침묵을 유지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박 이사장은 힘겹게 마이크를 들고 "눈물을 안 날 줄 알았다. 정말 가족이 저한테 가장 컸다"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계속 막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친의 오랜 채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으나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전에도 있었는데 점차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커졌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 이사장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박준철 씨는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