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넘겨준다 하고 안 넘겨줘"…평소 앙심 품었던 것으로 알려져
"평소 고아라 불렀는데 '짐승'이라 불려 화 났다" 진술
"평소 고아라 불렀는데 '짐승'이라 불려 화 났다" 진술
평소 앙심을 품고 있던 양아버지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광주고법 형사1부 박혜선 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2월 19일 오후 6시 59분쯤 전남 여수시 한 주택에서 당시 79세였던 양아버지를 찾아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어릴 적 고아원에서 생활하던 A씨는 11살이 되던 해 B씨에게 입양됐습니다. A씨는 어린 시절부터 B씨를 도와 소를 키우고 밭을 매거나 뱃일을 했고, 마을 사람들은 그를 두고 '머슴'이라고 불렀습니다.
A씨는 학교도 가지 못했고 주민등록조차 성인이 될 무렵 할 수 있었습니다. 또, B씨가 선장으로 있던 배에서 선원으로 일하던 중 지난 2021년에는 불의의 사고로 오른팔이 절단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오던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A씨는 지난해 2월 술을 마신 채 양아버지를 찾아가 "아버지가 나에게 뭘 해줬냐. 20년 전에 배도 주고, 집과 땅도 주기로 해놓고 왜 안주냐"고 따지자 B씨는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격분한 A씨는 흉기를 휘둘려 양아버지를 살해했습니다. A씨는 "평소에도 (아버지가) 고아라고 말했는데 '짐승'이라는 말을 듣자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팔 절단 이후 정신과 약물 치료 중이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1·2심 모두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양아버지의 학대나 착취 의심 정황이 있는 등 참작할 점이 있지만, 계획적 살인죄에 중형을 선고한 원심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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