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행세한 불법주차 금융업 직원…"휴대폰 본인 명의세요?"

공문서부정행사 혐의로 벌금형

장애인 전용구역에 불법주차 해 신고당한 금융기관 직원이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열람하겠다고 협박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오토바이 배달원이나 운전자를 추적해 신고하는 유튜버 '딸배헌터'는 지난 29일 '가짜 장애인 행세하다 걸리자 두고 보라며 협박하는 그녀'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딸배헌터는 5월 경남의 모 백화점에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된 흰색 승용차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 차에 끼워진 장애인 주차표지가 3분의 2 이상 가려진 것으로 보고 구청에 신고했습니다.

이어 딸배헌터는 차주 A씨에게 전화해 가려진 주차표지의 숫자와 차 번호가 일치하는지 물었습니다. A씨는 딸배헌터에게 누구냐고 묻고는 곧 차를 빼겠다고 했습니다.

딸배헌터는 이미 구청에 신고했다고 밝히자 A씨는 당황해하며 신고를 취소해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딸배헌터는 요구를 계속 들어주지 않자 A씨는 "시민상이라도 받으려고 하냐", "어떻게 이렇게 야박하냐", "너무한 거 아니냐"며 화를 냈습니다.

자리를 뜬 이후에도 A씨는 딸배헌터에게 세 번 연속으로 전화해 재차 신고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휴대폰 본인 명의냐", "얼마나 잘 사시는지 제가 두고 보겠다", "(왜 휴대폰 명의를 묻는지) 알게 될 테니 기대하라" 등 협박성 발언을 하고 끊었습니다.




결국 A씨는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으로 과태료 160만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어 공문서부정행사 혐의까지 인정돼 100만원의 벌금형도 선고받았습니다. 판결문을 통해 A씨가 금융기관 직원이란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장애인 권리를 뺏는 범죄를 저질렀는데 저렇게 당당할 수 있느냐"며 "국민 정보를 소중하게 다뤄야 할 금융기관 종사자가 개인정보를 빌미로 협박까지 하니 화가 난다"고 반응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