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종 1분 빨리 울려 절망"…수험생 39명 "2천만 원 배상하라"

서울 경동고등학교에서 타종 실수
학생들 항의에도 시험지 걷어

수험생들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정상 시간보다 1분 먼저 시험이 종료돼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늘(18일) 법조계는 서울 경동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본 수험생 39명이 정부를 상대로 1인당 2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일(19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만 400여 명인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단소송 제기할 사람을 찾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참여자는 더 늘 전망입니다.

피해 학생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명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치러진 수능 1교시 국어 과목 종료 종소리가 1분 먼저 울렸습니다.

타종을 담당하는 교사가 시간 확인용 휴대기기 화면을 다시 켜는 과정에서 시간을 잘못 확인해 수동으로 1분 먼저 타종했습니다.

이 때문에 감독관들은 학생들 답안지를 1분 먼저 수거했고 일부 학생들은 시험 시간이 남았다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감독관이 항의에도 시험지를 걷기 시작하자 시간에 쫓긴 수험생들은 급하게 '일자로 죽 그은 마킹'을 하거나 아예 공란으로 둔 채 펜을 내려놓았습니다.

일부 교실에서 고성과 항의가 오갔으며 쉬는 시간 몇몇 수험생들은 엎드려 흐느끼기도 했습니다.

타종 방법은 수능 시험장 학교 재량으로 자동, 수동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상당수 학교는 시험장 방송 시스템 오류를 우려해 수동 타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우석 명진 대표 변호사는 "타종 사고로 피해 학생들은 추후 치뤄진 수학·영어·탐구 시험에도 피해를 입었다"며 "타종 사고 수습 조치로 점심시간 역시 25분 정도 뺏겨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현재까지 이번 일과 관련해 교육 당국의 원인·경과 등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