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지 말라" 남동생의 호소에도 돈달라고 찾아간 친형 집유

"차비 줘" 거액의 금전 도움 준 남동생 스토킹 해
100m 이내 접근금지 조치에도 주거지 찾아가 금전 요구

"찾아오지 말라"는 남동생의 호소와 경찰의 경고에도 여러 차례 찾아가 돈을 요구한 친형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대구지법 형사5단독(정진우 부장판사)은 지난 20년간 남동생에게서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 혐의(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A(5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A씨는 지난 20년간 남동생에게서 경제적 지원을 받던 중 "더 이상 지원이 어려우니 찾아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또 지난 7월 25일쯤 경찰로부터 "다시 피해자(남동생)를 찾아가면 스토킹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구두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구두 경고를 받은 다음 날에 퇴근하는 남동생을 찾아가 "차비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총 6차례에 걸쳐 남동생의 주거지 앞 등을 찾아가 말을 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고인은 재판에 넘겨지기 전 경찰에게서 피해자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 등도 받은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등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 행위를 했다"며 "피해자가 장기간 선의로 거액의 금전적 도움을 주었음에도 스스로 자립할 의지를 갖지 않고 계속 찾아와 금전을 요구하며 스토킹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한 점, 남동생이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닌 그저 (자신을) 찾아오지 않으면 된다고 진술한 점 등을 통해 양형 참작 사유로 반영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