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드]7세부터 돈내기 게임?…“스마트폰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보유하고 있다는 스마트폰. 우리에게 유용한 전자기기로 자리잡은 지도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문제는 보유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이 점점 늘어났고, 사이버 도박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실제로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스마트폰 중독 상황이고, 도박 위험군에 속한 학생 가운데 44%는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 과의존 문제를 함께 겪고 있었습니다.

점점 낮아지는 사이버 도박 중독 연령

국내 청소년 중 3만 명은 사이버 도박 위험군입니다. 도박을 시작하는 나이가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도박을 처음 접하는 나이는 평균 11.3세로 나타났습니다. 돈내기 게임 등을 가볍게 여기며 입문하게 되는데, 가장 어린 연령은 7세에 처음 돈내기 게임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소년들은 학교를 다니는 등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친구, 선후배 등을 통해 도박을 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사이버 도박을 시작했다는 17세 조 모 군은 친구를 통해 도박을 접한 후 사이버 도박 중독에 빠져 400만원의 부채를 지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가능해

사이버 도박,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았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사이트에 접속해 사이버 도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성인 인증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일종의 커뮤니티에서 청소년들이 인증없이 이용 가능한 사이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이트에서는 간단한 가입절차만 거치면 청소년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 도박 중독에 빠진 16세 이 모 군은 커뮤니티를 통해 별다른 인증이 없는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무료 코인을 주는 사이트였는데, 처음에는 무료 코인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1억~2억 가량의 돈을 탕진하게 됐습니다. 이 군은 스마트폰과 PC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사이버 도박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소년의 경우 자금이 없기 때문에 입문을 시키기 위해 돈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초반에 입문하면 승률도 높아 "이렇게 돈을 따면 부자가 돼, 명품을 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돈을 탕진했고, 돈을 절대로 딸 수 없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의 강한 쾌감에 취해 도박을 끊을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청소년 사이버 도박 중독이 심각해지며 국가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독은 질병입니다. 특히 청소년 시기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빠른 대처가 중요합니다.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치료의 시기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강조하며, 관련 증상이 나타났을 때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최희지 기자/whitepaper.choi@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