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센터 주변 가로수, 11장의 금연 포스터 붙어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해당 장소에서 담배 피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해당 장소에서 담배 피운다
'학생들이 등하교 때 담배 냄새로 고통받아요', '한참 자라는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어른의 의무 중 하나입니다'
최근 상암동에 사는 초등생들이 KBS 미디어센터 주변 가로수에 11장의 금연 포스터를 붙이며 어른들에게 간절한 호소와 따끔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이곳은 직장인들이 상습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장소였으나 길 건너 주거 단지와 초등학교가 있어 흡연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귀여운 글씨와 그림으로 '저희가 흡연구역을 알려드릴 테니까 거기에서 피세요', '지금 당신이 피우는 작은 막대기가 세상을 망칩니다', '우리들은 등하교를 숨 참고 해요' 등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를 본 상암동 주민들은 아이들의 메시지에 공감했으며 흡연자들은 "어른으로서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상암동에 사는 자영업자 김용언 씨는 "흡연자인 나도 부끄러웠다"며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나중에 흡연을 배우게 되면 어쩌나 걱정됐다. 어른으로서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기 엄마인 백은혜 씨는 "주변에 회사가 많다 보니까 직장인들이 담배를 자주 피우고 가는데, 거리를 지날 때마다 아이의 건강이 염려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어제(7일) 오전에도 금연 포스터 앞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거리를 관찰한 결과 30명이 넘는 흡연자가 해당 장소를 찾았습니다.
포스터가 걸린 나무에 기대 담배를 피우던 이 모 씨는 "공공장소에서는 금연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자담배를 피우던 김 모 씨도 "아이들 그림이 보이긴 했지만, 너도나도 여기서 담배를 피우니까 나도 피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마포구 보건소는 해당 장소를 '상습 흡연으로 인한 민원 다발 지역'으로 보고 어제 오전 금연을 당부하는 현수막을 게시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는 "주위에 직장인이 많고 유동 인구가 많은 거리라서 관리가 어렵다. 흡연구역이 있지만 흡연자도 다른 사람의 담배 냄새를 싫어해서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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