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물리면 한두 달 가도 안 낫고 오래간다고 밝혀져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리 방안 모색할 것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리 방안 모색할 것
“여름에 양말을 두 켤레 세 켤레 신어도 깔따구가 (이걸) 뚫어서 물었다.”
1953년 독도의용수비대 결성 이후 70여 년간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혀온 깔따구가, 실은 지금까지 기록되지 않은 신종 모기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흡혈성 곤충이 독도에만 서식하는 것을 확인해 ‘독도점등에모기(Culicoides dokdoensis)’로 명명했다고 어제(17일) 밝혔습니다.
이 종은 몸길이 2~3㎜로 눈에 잘 띄지 않아 그동안 깔따구로 오인됐습니다. 1950년대 독도의용수비대로 활동했던 고(故)김영복 선생도 독도 생활에 대한 증언에서 “깔따구가 워낙 많았었다”고 회상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 흡혈 곤충에 대해 “한번 물리면 한두 달 가도 안 낫는다”며 대쑥을 뜯어말려서 불을 피워도 안 된다”며 “한번 물리면 오래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과 배연재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진이 2022년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해 분석한 결과, 증언 속 해당 곤충은 파리목, 등에모기과, 점등에모기속에 속하는 신종 곤충으로 밝혀졌습니다.
독도점등에모기는 날개 앞쪽에 있는 첫 번째 흰점 안에 검은 점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깔따구와 달리, 점등에모기의 성충은 식물의 즙이나 꿀을 먹습니다. 암컷은 이빨이 있어 산란기에 척추동물의 피부와 모세혈관을 찢어 피를 빨아먹습니다.
독도의용수비대 생전 증언. / 사진 = 재단법인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
연구진은 독도점등에모기의 형태 및 생태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에 국가생물종목록에도 등재할 예정입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독도수비대원들을 괴롭히고 있는 곤충의 실체를 70여년 만에 밝힌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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