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롤스로이스' 피해자 측, 약물 처방 의사 4명 고소·고발

“뇌사 상태, 회복 어려워…연명치료 고민 중”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한 사건의 피해자 측이 운전자 신 모 (28)씨에게 마약류를 처벌한 의사 4명을 고소·고발했습니다.

오늘(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해광 소속 권나원 변호사는 사고 당일 신 씨에게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을 주사한 것으로 알려진 성형외과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상죄,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방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2월부터 신 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했다고 알려진 의사 3명을 상대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 씨가 해당 병원에서 11회가량 투약해 (신 씨의) 차량 운전을 어느 정도 의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런 경우 의사로서 마약류의 영향이 완전히 해소된 상태에서 귀가시키거나 운전을 말릴 만한 의무가 있다고 봤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3명의 의사에 대해선 “사고와 직접적 연관성이 확립되지 않았다고 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의료법 위반으로만 고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권 변호사는 피해자의 건강상태도 전했는데,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변호사는 “피해자는 사고 직후 약 14시간 동안 1차 수술을 포함해 총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5일부터 상태가 악화됐다”며 “사실상 뇌사 상태로 회복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어 “가족들은 현재 피해자에 대한 연명치료를 계속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며 “어떤 쪽이든 가족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결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신 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쯤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로 돌진해 20대 여성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과 행적 조사 등을 통해 케타민, 디아제팜, 미다졸람, 프로포폴, 아미노플루티느라제팜 등 7종의 성분 검출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신 씨는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 씨는 2016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필로폰을 다섯 차례 투약했다 적발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경찰은 신 씨와 병원을 상대로 약물 오남용 혐의를 추가 수사할 방침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