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난동범 구속심사 전 "너무 힘들어 범행, 반성하고 있다"

경찰 "범행 영상 계속 유포하면 2차 가해, 수사하겠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 모(33) 씨가 오늘(23일)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오후 1시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선 조 씨는 취재진이 범행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어 취재진이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 없느냐'고 묻자, 눈을 감은 채 "죄송하다"고만 말하고 호송차에 올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오늘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씨의 영장 심사를 진행하는데,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심사가 끝나면 오후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에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m가량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길이가 100ｍ 정도 되는 골목에서 남성 3명을 흉기로 찌르고 골목을 빠져나간 조 씨는 인근 모텔 주차장 앞에서 또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습니다.

조 씨는 첫 범행 6분 만인 오후 2시 13분에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 있다 현행범으로 붙잡혔습니다.

병원에 실려 간 부상자 3명 중 1명은 퇴원해 통원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2명은 입원해 치료받고 있습니다. 당초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피해자도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현장을 바라보는 안쓰러운 시선들 / 사진=연합뉴스

앞서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습니다. 조 씨는 피해자 4명 모두와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경찰은 조 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빠르게 퍼지면서 커뮤니티 등에 반복적으로 올라오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영상을 지우고 이에 대한 접속을 막아줄 것을 의뢰하고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또 영상을 유포하는 것이 유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이자 시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보고 반복적으로 유포·게시·전달하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