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반년이 됩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 350명이 넘는 사람이 죽거나 다쳤던 전대미문의 사건, 이태원 참사 말입니다. 오는 29일이면 꼭 6개월 입니다.
사고가 난 그날 밤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변한 것을 꼽으라면 이태원 그 자체일 겁니다. 오랜 시간 젊음과 활기의 대명사로 꼽히던 이태원 거리가 비극과 애도의 공간으로 변했죠,
사고 직후 텅 비어버린 골목을 보며 많은 이들이 말했죠. “앞으로 이태원 상권이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과연 지금 이태원 골목은 어떤지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서 알아봤습니다.
유동인구의 가장 큰 기준이 되는 지하철 승하차 데이터(이태원역 승하차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2022년 10월 5주부터, 올해 3월 4주까지, 외부 방문객이 많은 주말을 기준으로 분석했는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위 그래프는 사고 직후부터 3월 넷째주 까지의 이태원역 유동인구를 분석한 그래프입니다. 참사가 벌어진 10월 5주 이후 유동인구가 급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름만에 유동인구가 무려 76%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감소한 유동인구는 여전히 회복을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다만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유동인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외부요소 ‘계절’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봄이나 가을보다는 추운 겨울에 유동인구가 대폭 감소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이번에는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유동인구와 함께 비교해 보겠습니다.
100% 선을 기준으로 그래프가 아래에 있다면 전년도보다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다는 뜻이고, 선 위에 있다면 늘었다는 뜻인데요. 분명히 이태원 참사 직후에는 지난해보다도 유동인구가 줄어들긴 했습니다.
11월 둘째 주에는 전년도대비 약 70%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는데요. 하지만 그 이후 빠르게 회복을 시작합니다. 12월 말에 지난해 유동인구를 역전했고요. 1월 말부터는 줄곧 지난해보다 많은 유동인구를 보였습니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2019년과 비교하면 아직 완벽한 회복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참사 당일에는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이태원을 찾았는데요. 아직 회복률이 60%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우려와 달리 이태원은 빠르게 일어서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가장 민감하게 지켜봤던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이태원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상인들입니다.
상인들 역시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요. 이 희망 역시 데이터에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인허가데이터를 활용해 이태원 일대와 서울 다른 상권의 요식업계 폐업률을 알아봤는데요,
참사가 일어난 이후 3달 간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폐업률은 상권의 미래 상황을 상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따라서 이태원 폐업률은 이태원 상인들이 참사 이후의 이태원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태원 상권의 폐업률은 2.2%. 인근 상권인 명동이나(5.8%), 홍대입구(3.1%)의 폐업률 보다도 낮았고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요식업계의 평균 폐업률(3.0%)보다도 낮았습니다. 다른 상권보다 오히려 이태원 상인들이 더 큰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실제로 만난 한 이태원 상인은 “아직 코로나19 전만큼 손님이 많이 오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참사 직후보다는 확실히 손님이 늘었다”며 “앞으로도 이태원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상인은 “오히려 언론이 이태원 상권이 죽었다며 내놓는 부정적인 보도가 상권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기사를 써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죠.
데이터로 본 지난 반년 간의 이태원. 우려와는 달리 살아나는 모습이 완연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태원 참사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교훈을 잊어선 안 되고, 무고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 역시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과 추모와 어우러져, 이태원 상권이 다시 옛날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민경영 데이터 전문 기자 business@mbn.co.kr]
사고가 난 그날 밤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변한 것을 꼽으라면 이태원 그 자체일 겁니다. 오랜 시간 젊음과 활기의 대명사로 꼽히던 이태원 거리가 비극과 애도의 공간으로 변했죠,
사고 직후 텅 비어버린 골목을 보며 많은 이들이 말했죠. “앞으로 이태원 상권이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과연 지금 이태원 골목은 어떤지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서 알아봤습니다.
유동인구의 가장 큰 기준이 되는 지하철 승하차 데이터(이태원역 승하차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2022년 10월 5주부터, 올해 3월 4주까지, 외부 방문객이 많은 주말을 기준으로 분석했는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사고 직후 폭락했던 유동인구...하지만 회복은 빨랐다
위 그래프는 사고 직후부터 3월 넷째주 까지의 이태원역 유동인구를 분석한 그래프입니다. 참사가 벌어진 10월 5주 이후 유동인구가 급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름만에 유동인구가 무려 76%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감소한 유동인구는 여전히 회복을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다만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유동인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외부요소 ‘계절’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봄이나 가을보다는 추운 겨울에 유동인구가 대폭 감소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이번에는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유동인구와 함께 비교해 보겠습니다.
100% 선을 기준으로 그래프가 아래에 있다면 전년도보다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다는 뜻이고, 선 위에 있다면 늘었다는 뜻인데요. 분명히 이태원 참사 직후에는 지난해보다도 유동인구가 줄어들긴 했습니다.
11월 둘째 주에는 전년도대비 약 70%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는데요. 하지만 그 이후 빠르게 회복을 시작합니다. 12월 말에 지난해 유동인구를 역전했고요. 1월 말부터는 줄곧 지난해보다 많은 유동인구를 보였습니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2019년과 비교하면 아직 완벽한 회복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참사 당일에는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이태원을 찾았는데요. 아직 회복률이 60%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태원 상인들의 ‘희망’...폐업률 데이터에서도 확인
어찌됐든 우려와 달리 이태원은 빠르게 일어서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가장 민감하게 지켜봤던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이태원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상인들입니다.
상인들 역시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요. 이 희망 역시 데이터에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인허가데이터를 활용해 이태원 일대와 서울 다른 상권의 요식업계 폐업률을 알아봤는데요,
참사가 일어난 이후 3달 간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폐업률은 상권의 미래 상황을 상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따라서 이태원 폐업률은 이태원 상인들이 참사 이후의 이태원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태원 상권의 폐업률은 2.2%. 인근 상권인 명동이나(5.8%), 홍대입구(3.1%)의 폐업률 보다도 낮았고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요식업계의 평균 폐업률(3.0%)보다도 낮았습니다. 다른 상권보다 오히려 이태원 상인들이 더 큰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실제로 만난 한 이태원 상인은 “아직 코로나19 전만큼 손님이 많이 오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참사 직후보다는 확실히 손님이 늘었다”며 “앞으로도 이태원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상인은 “오히려 언론이 이태원 상권이 죽었다며 내놓는 부정적인 보도가 상권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기사를 써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죠.
데이터로 본 지난 반년 간의 이태원. 우려와는 달리 살아나는 모습이 완연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태원 참사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교훈을 잊어선 안 되고, 무고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 역시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과 추모와 어우러져, 이태원 상권이 다시 옛날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민경영 데이터 전문 기자 business@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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