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불법 중국 어선 잡는다...5년 뒤에는 200대

불법 조업 증거 확보 시 상공에 떠 있는 드론이 유리
2028년까지 고성능 드론 144대 추가 도입

지난해 11월 25일 오전 8시 제주도 옆 차귀도에서 서쪽으로 114㎞ 떨어진 해상.

한중 어업협정선 안쪽에서 조업하던 214t급 중국어선 한 척이 해양경찰 통합관제시스템에 포착됐습니다.

당시에는 허가받고 조업했지만, 과거 항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어업협정선 우리 수역 안쪽으로 들어와 3차례 불법 조업한 어선으로 확인됐습니다.

분석에 톡톡히 역할을 한 건 드론(무인 헬리콥터).

어선이 조업할 때 그물을 끌어야 해 느리게 이동하는 점을 고려해, 해경이 드론을 띄워 조업 장면을 촬영하고 과거 불법 조업 당시의 속도와 비교했습니다.

해경이 드론 촬영 영상과 과거 불법 조업 당시 항적을 내밀자 중국인 선장은 자백했고, 불법 중국어선을 붙잡았습니다.

불법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데에 드론이 활용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은 접근하는 우리 해경 경비함정을 레이더로 미리 탐지한 뒤 재빨리 도주합니다.

그러나 드론은 해상에서 함정보다 빨리 이동할 수 있고, 카메라로 증거도 더 쉽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무인 헬리콥터 / 사진=해양경찰청

해경은 2028년까지 280억 원을 들여 고성능 드론 144대를 추가로 도입해 대형함정 32척과 해경서 20곳에 배치할 방침입니다.

해경청에 따르면 현재 해경은 멀티콥터 43대, 무인비행기 16대, 무인 헬리콥터 11대 등 드론 70대를 운용 중입니다.

5년 뒤에는 드론이 추가돼 200대를 훌쩍 넘게 됩니다.

대당 가격이 100만∼500만 원 정도인 멀티콥터는 주로 해경 파출소나 구조대가 연안에서 실종자를 수색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무인비행기는 대당 가격이 6천 700만 원으로, 보통 연안에서 해양오염 방지 활동을 할 때 활용됩니다.

해경이 보유한 드론 가운데 성능이 가장 좋은 무인 헬리콥터는 함정에 설치한 중계기를 이용하면 해상에서 반경 20㎞까지 날 수 있습니다.

체공 시간도 1시간으로 짧지 않고 가격은 1억 7천만 원으로 가장 비쌉니다.

이 무인 헬리콥터에 장착된 카메라는 1㎞ 떨어진 거리에서 A4 용지 크기의 글자까지 식별할 수 있어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이름을 확인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오늘(23일) 해경청 첨단무인계 관계자는 "감시 성능이 뛰어난 드론을 활용하면 상황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andeul03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