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보려고"…배달 중 아파트 복도서 속옷 발목까지 내린 30대, 벌금형

“음란행위의 고의 없었어” 주장
재판부 “CCTV 보면 피고인 주장 납득하기 어려워”

아파트 복도에서 속옷을 발목까지 내리는 등 신체 부위를 노출한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소변을 본 뒤 바지와 속옷이 흘러내린 것으로 고의성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어제(18일)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신서원 판사)은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기관 및 장애인기관 각 3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A씨는 2021년 11월 오전 7시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배송 업무 도중 바지와 속옷을 발목까지 내리고 상의를 배 위로 올려 신체 부위를 완전히 노출한 채 활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모습은 한 입주민의 개인 폐쇄회로(CC)TV에 담겼으며, 다행히 A씨와 마주친 주민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배송업체 정직원은 아니고 개인 자격으로 배송을 위탁받은 한 배달원의 가족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 측은 “배송 업무 도중 복도에 소변을 보려고 바지와 속옷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는데 흘러내렸고 손이 물품이 있어 바로 올리지 못한 상태로 배송했을 뿐"이라며 "음란행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음란행위는 주관적으로 성적인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의미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며 “폐쇄회로(CC)TV를 보면 피고인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또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의 행위가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도 이런 음란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