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이기영 구속기소…살해 전 '독극물' 검색도

동거녀 '강도살인'·택시 기사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
허위 사업체 등록해 코로나19 지원금 부정 수령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 '매우 높음'

돈을 노리고 미리 동거녀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택시기사가 교통사고를 경찰에 신고할 경우 실형 선고가 예상되자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난 이기영(32)이 구속 기소됐습니다. 대검 통합심리분석 결과 이기영에게서 '사이코패스' 성향도 관찰됐습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전담수사팀(팀장 형사2부장 정보영)은 오늘(19일) 강도살인 및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강도살인, 사체유기·은닉, 컴퓨터 등 이용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주거지에서 동거녀이자 집주인이던 A(50)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빼앗을 목적으로 A씨의 머리를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와, 이튿날 A씨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씨는 A씨를 살해한 직후 A씨 명의 신용카드로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3930만 원을 36차례에 걸쳐 자신의 계좌에 이체했습니다. 검찰은 이 씨가 A씨 소유의 예금, 신용카드 등을 탕진하자 아파트를 처분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지난해 11월 집주인인 A씨를 매도인으로 하는 매매계약서를 위조해 이를 담보로 아버지에게서 1000만 원을 빌린 사실도 새로 확인했습니다.

이 씨는 A씨를 살해하기 전 '독극물'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수차례 검색하는가 하면 A씨의 휴대전화 잠금해제 방법도 수차례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범행 이후엔 '파주 변사체'나 '공릉천 물 흐름'을 검색하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이로부터 4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20일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내고서 택시 기사 B(59)씨를 집으로 유인한 뒤 둔기로 B씨의 이마를 2차례 내리쳐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 씨는 B씨를 살해한 후에도 B씨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로 4500만 원의 대출을 받고 769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음주운전 누범인 이 씨가 B씨의 이번 신고로 실형 선고를 받을 수 있겠단 생각에 이를 막기 위해 범행했다고 보고 강도살인 혐의 외에 보복살인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이 씨는 살해한 A씨와 B씨의 메신저 계정에 로그인해 주변인들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식의 내용을 보내 이들을 사회 그물망에서 지워버리려는 시도도 했습니다.

이밖에 수사 과정에서 허위 사업체를 등록해 정부가 지원하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1000만 원을 부정 수령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대검의 통합심리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씨에게 '사이코패스' 성향도 관찰됐습니다. 검찰은 "이 씨는 자기중심성·반사회성이 특징이고, 본인의 이득이나 순간적인 욕구에 따라 즉흥적이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으며 감정 및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해 사이코패스 성향이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 역시 '매우 높음'으로 나타나 검찰은 기소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