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해밀턴 호텔 뒤편 CCTV 영상 확보
‘디지털증거 긴급 분석 대상’ 지정
‘디지털증거 긴급 분석 대상’ 지정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참사로 154명이 깔려 숨지고 14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최초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에 나섰습니다. 참사 당시 누군가 고의로 밀어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목격담과 CCTV를 확보해 상황 재구성에 나선 겁니다.
오늘(3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디지털 증거 긴급 분석 대상’으로 지정한 뒤 대기 시간 없이 관련 영상에 대한 분석에 돌입해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습니다.
경찰청은 과학수사팀 등으로 이뤄진 총 47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해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2014년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참사가 벌어진 만큼 목격자와 생존자 진술, 해밀턴 호텔 뒤편 골목길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다수 확보해 분석할 방침입니다.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누군가 밀라고 외쳤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단순한 압사사고라고만 하기에 석연치 않다는 겁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생존자 XX’이라는 글을 통해 “내 뒤에 있었던 20대 후반처럼 되어 보이는 놈이 ‘아 XX 밀자 얘들아’ 이러고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 이 XX했다”며 “사람들은 뒤에서 밀어버리니까 앞에서 순간적으로 우수수 넘어졌고, 그 빈 공간 생겨서 좋다고 앞으로 쭉쭉 가면서 또 넘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진심으로 뒤에서는 ‘밀어 밀어’하고, 앞에서는 ‘사람 죽었어요 살려주세요 숨을 못 쉬겠어요’ 이러는데 지옥이 있다면 진짜 거기였고, 가족밖에 생각 안 나더라”며 “진짜 내 뒤에서 20대 후반 가르마 파마에 토끼 머리띠 쓴 XXX아, 넌 만나면 X인다”라고 격분했습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토끼머리띠 남성을 잡아야 한다” “5~6명 무리가 밀기 시작했다”며 특정 인물을 지목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증언이 사실이라면 전문가들은 고의 상해나 살인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해 등의 죄목 성립이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사고가 나고 뒤로 가라고 ‘뒤로’라고 다들 외치고, 맨 뒷사람들은 사고 난 걸 아예 몰라서 잘못 듣고 ‘밀어’라고 듣고 밀어를 외친 게 영상에 찍혔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에 경찰은 주변 상인 등 사고 현장에 있던 시민 등 목격자들을 상대로 최초 사고 발생 지점, 상황 전개 과정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근거 없는 유언비어 및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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