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현장 수습과 행정 조치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사고를 인지한 지 18시간 만에 공식입장을 배포했다.
30일 박 구청장은 "안타까운 사고에 참담할 따름"이라며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불요불급한 구정 운영사항을 제외하고 가용할 수 있는 물적·인적 자원을 총동원해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전날 오후 11시 상황실을 열고 간부급 공무원 25명과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다음 날 자정부터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및 통합지원본부가 가동돼 비상연락망을 공유하고 지원에 나섰다. 오전 2시 40분에는 사망자 신원 검색 시스템 및 원효로다목적체육관 운영에 돌입했다. 곧이어 사망자 이송 현장을 찾았다.
오전 4시부터는 서울시 요청에 응해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했다. 한남동주민센터에는 용산구 직원 20여명을 파견해 실종자 전화 접수를 돕는 한편 사고안내센터를 세웠다. 오전 9시에는 전 직원 동원 명령을 발동했다. 오전 10시에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종합대책회의가 개최됐다. 용산구도 유관기관과 유기적으로 사태 진정에 나섰다.
용산구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 분향소는 24시간 운영한다. 아울러 유가족에게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피해자 치료비용 및 사망자 장례비용 지급, 재해·재난 구호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박 구청장이 시간대별로 구체적인 동선을 공개한 것을 두고 무대책 행정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박 구청장은 이날 오전 2시 48분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취임 100일 관련 게시물을 올려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소방당국이 이태원 참사로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이후에 글이 업로드 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구청장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고, 블로그와 유튜브 콘텐츠는 전부 삭제된 상태다.
용산구는 현재의 상황에 집중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7일 부구청장 주재로 핼러윈 데이 대책회의를 열고 직원 150여명을 동원해 비상근무체제를 수립하고, 대규모 인파 운집으로 벌어질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사고 예방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용산경찰서장, 서울경찰청관광경찰대장, 이태원119안전센터장, 이태원역장,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등 40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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