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2000억원대 통상임금 소송 선고를 앞두고 지역경제계에서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법원의 판단을 바란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남경영자총협회(이하 광주·전남경총)는 26일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파기 환송심에 대한 광주·전남 경영계 호소문'을 내고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이후 현재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며 "내년 말 1조원 규모 부채 만기가 도래한 상황에서 2000억원 규모 우발 채무까지 부담하면 제2의 워크아웃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다음달 16일 광주고법에서 열리는 통상임금 상여 소송 파기 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금호타이어 전현직 사원 5명이 2013년 회사를 상대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금호타이어가 소송에서 패소하면 노동자 3000여 명에게 2000억원 상당의 미지급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1심은 원고 승소, 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3부는 지난해 3월 11일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광주·전남경총은 "금호타이어는 지난 5년간 광주·곡성 공장에서 6조8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1500명의 지역민을 채용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했다"면서도 "금호타이어가 막대한 추가 비용을 지출하면 선고 결과는 호남지역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광주상공회의소도 지난 12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워크아웃 이후 최근까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현 상황에 대한 고려와 함께 이들이 국가 및 지역 경제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법원의 선처를 바란다"는 호소문을 내놨다.
광주·전남경총은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전례 없는 경영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금조달과 투자계획을 재점검하고 수익성 악화를 대비해 비상 경영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 금호타이어와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광주 =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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