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소방서장이 본부에서 보내 준 수박을 먹은 직원들에게 폭언을 했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위 해제됐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14일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된 서울 은평소방서장 김모씨를 직위 해제했다.
앞서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난 7월 은평소방서에 직원 격려차 수박 두 통을 선물했다. 이를 받은 행정팀 직원들은 수박 한 통을 먼저 나눠 먹었다. 나중에 직원들이 먼저 수박을 먹은 사실을 알게 된 소방서장 A씨는 이들을 불러 '소방서장 앞으로 온 수박을 왜 너희들 먼저 먹었느냐' '수박을 훔쳐먹은 것이나 다름없다' 등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질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을 재차 서장실로 불러 '다시는 수박을 먼저 먹지 않겠습니다'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게 했다.
결국 김 서장은 직원 내부 신고로 지난달 14일 직위 해제 조치됐다. 직원들은 그가 일상적으로 욕설을 해왔고, 휴가를 원하는 날 쓰지 못하게 막는 등 그동안 있었던 직장 내 괴롭힘도 추가로 나왔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A씨가 평소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휴가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직장 내 괴롭힘 사례를 추가 확인 후 징계위원회를 연 뒤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한편, 직위해제는 징벌적 제재인 징계와는 법적 성질이 다르다. 공무원 신분은 유지된 채 현재 맡은 직위에서 물러나도록 조치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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