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이달 초 교내에 논란 퍼지고서야 자체 조사 후 수업 배제
현행 의료법상 성범죄 전력 있어도 의사될 수 있어
현행 의료법상 성범죄 전력 있어도 의사될 수 있어
교내 간이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불법 촬영한 혐의로 적발됐던 의대생이 이후에도 한동안 산부인과 진료 등 의대 실습해 참여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주대학교 의과대 재학생 A씨는 이달 초까지 두 달 넘게 피해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들었다고 어제(17일) KBS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3주 동안 진행된 산부인과 실습에 참여하면서 외래 진료는 물론 수술 참관까지 했습니다. 매일 10여 명의 여성 환자들을 근거리에서 접촉한 것입니다.
수술 참관에 관해서는 환자 동의를 거쳐 이뤄지지만 '불법 촬영 피의자'가 들어온다는 사실은 고지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아주대 측은 "경찰이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피의자가 누구인지 신원을 알려주지 않아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 사이에서 피의자에 대한 소문이 퍼져 논란이 커진 뒤에야 자체 조사를 벌여 이달 초 A씨를 수업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지난 6월 24일 아주대 의대 내에 있는 간이 탈의실에 스마트폰 모양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재학생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의 범행은 카메라를 설치한 당일 재학생이 카메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카메라에는 여학생을 포함해 재학생 여러 명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현행 의료법상으로 성범죄 전과자도 의사국가고시 응시가 가능해 학교에서 관련 처벌을 받더라도 다른 의대에 다시 입학해 의사가 될 수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성범죄 전력이 있는 의대생은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성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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