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 당시 범인이 양손에 흉기 들고 아내 위협"
상습적으로 가정 폭력을 일삼다 결국 대낮 길거리에서 아내를 살해한 남성이 자신을 제압한 시민에게 "내 입장이 돼보면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5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오후 3시쯤 충남 서산시 동문동 한 거리에서 자신의 아내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습니다. 흉기에 2차례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범행 발생 당시 근처를 지나다가 A씨를 제압했던 시민 C씨는 어제(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목격했을 때 범인이 양손에 흉기를 들고 여성분을 위협하고 있었다. '당장 내려놓으라'라고 외쳤지만 이를 무시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건설업에 종사해서 차에 있던 삽을 가지고 와 A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인계했다"며 "이때 범인이 '(너도) 내 입장 되면 이해할 것'"이라고 말해 황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B씨는 경찰에 지난 한 달 동안 4차례 "가정폭력을 당했다. 남편과 함께 있는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1일 두 사람을 분리조치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B씨를 다시 찾아왔고, B씨가 2차례 더 신고하자 경찰은 법원에 피해자 보호 명령을 신청하고 B씨에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습니다.
이후 A씨는 사흘 뒤인 9일 자녀들을 데리고 B씨가 일하는 곳을 찾아가 대화를 요구했고, B씨는 세 번째 신고를 했습니다. 이에 지난달 19일부터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이를 무시하고 지난달 26일 또 다시 B씨를 찾아가는 행위를 반복했습니다. A씨는 결국 B씨를 지난 4일 살해했습니다.
법원은 A씨에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는 오늘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으로 법원에 출석했고 이후 '범행을 계획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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