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살인 사건 현장을 찾아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후 올린 SNS 글에서는 이번 사건을 '여성 혐오범죄'라고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취소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대학생 추적단 ‘불꽃’ 출신인 박 전 위원장은 오늘(16일)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신당역 여자 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았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추모 메시지를 적기 위해 펜을 들고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 전 위원장이 남긴 메시지는 "지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였습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남긴 추모 메시지. / 사진 = 연합뉴스
현장 방문 이후 박 전 위원장은 곧바로 SNS를 통해 "불법 촬영물로 협박을 당하는 사회, 같은 직장 내 동료로부터 스토킹을 당하는 사회, 신고를 했음에도 살해되는 사회, 여성 안전을 백 번 천 번 이야기해도 달라지지 않는 지금, 여성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며 "이것은 분명한 여성 혐오 범죄"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판사가 불법 촬영 혐의로 수사 받던 가해자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면, 피해자가 가해자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을 때 경찰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면, 스토킹 범죄는 중대 범죄이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면,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며 "분명히 막을 수 있는 범죄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검찰과 경찰, 그리고 서울교통공사의 책임도 철저히 물어야 한다"며 "정치와 정부와 직장, 어느 곳 하나 피해자 곁에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추모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신당역 사건에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낀다면,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정책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며 "디지털 성범죄가 날로 지능화되고 스토킹 범죄도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성범죄 예방과 보호조치를 담당하는 여가부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당장 버리시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박 전 위원장은 "한동훈 장관은 즉시 디지털 성범죄 대응 TF를 재가동하고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3차 범죄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며 "윤 대통령에게 여가부 폐지 공약을 즉시 취소하라고 건의하기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오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스토킹 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상정해 논의한다고 한다. 한편으로 다행이지만, 왜 우리 정치는 매번 이렇게 사람이 죽어야만 겨우 움직이는지 답답한 마음이 훨씬 더 크다"며 "이번에는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부터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입법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해결 방안을 찾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여성혐오 범죄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이 안전하지 못한 사회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며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 나서 주셨으면 한다. 또 다른 여성을 잃을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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