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북한군에 피격 당해 숨진 공무원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더불어민주당이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TF(태스크포스)'를 만든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2년 전 사건 발생 당시에도 TF를 만들겠다며 "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 월북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고 회유했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이래진 씨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또 TF를 만들었다고 하면서 개인사까지 들먹인다"며 "당시(2년 전) 민주당은 TF를 만들어 저한테 '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 월북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 '기금을 조성해서 해주겠다', '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 인정하라 그러면 해주겠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래진 씨는 "저는 단호히 거절했다. 동생은 월북 안 했고, 그런 돈 필요 없고, 동생의 명예를 찾을 것이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그런 돈 없어도 내가 충분히 벌어서 조카들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처음에 첩보가 있는데 거기에는 아주 중요한 정황들이 있어서 월북을 인정하라는 식이었다"며 "그런데 그 첩보를 듣고 그들은 무엇을 했을까? 가만히 있었고 죽여주기만을 기다린 건지, 죽기 만을 기다린 건지, 그들은 모두 살인자"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래진 씨는 "동생 빚 있었다. 결혼하고 자식들 키우며 빚 없었겠느냐"며 "죽기 몇 달 전 개인 회생까지 신청했고, 급여 절반으로 2년여 갚으면 다 해결된다고 회생 변호사께서 설명해주셨다"고 말했습니다. 빚에 대한 부담감으로 월북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아울러 "진짜 자료는 아직 공개도 하지 않았다. 책임자들 처벌도 안됐다. 이제 조사가 시작될 뿐"이라며 "굳이 정치적으로 쟁점화하겠다면 피하지는 않겠다. 진실을 위한 투쟁을 하겠다. 하지만 책임은 분명히 지셔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TF를 발족한 것을 언급하며 "진상 조사하는데 직접 당자사 조사나 토론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여당, 야당 TF 조사단과 공개 토론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지난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는 서해 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당시 해경은 이 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지만, 약 2년이 흐른 지난 16일에는 '자진 월북 근거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아울러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한 치안감 이상 해경 지휘부 9명은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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