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동안 '한 발 서기'를 하지 못하는 중장년층은 7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거의 2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영국스포츠의학저널(BMJ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된 브라질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10초간 한 발로 서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보다 7년 내 어떤 이유로든 사망할 위험이 8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9~2020년 51~75세 남녀 1702명을 대상으로 한 발 서기를 측정하고 7년 뒤 참가자들의 사망률을 관찰했다.
실험 당시 참가자들은 팔을 허리에 붙이고 눈을 정면에 고정한 후 한 발로 균형을 유지했다. 어느 쪽 발이든 상관없이 세 번 중 한 번이라도 10초 이상 균형을 유지하면 성공, 그렇지 못하면 실패였다. 균형 잡기에 실패한 비율은 약 20.4%로 5명 중 1명 꼴이었다.
약 7년 후 실험 참가자의 사망률을 파악한 결과 전체 사망자 수는 123명(7.2%)이었다. 이 중 균형 잡기에 실패한 참가자의 비중은 17.5%였던 반면 성공한 참가자의 비중은 4.5%에 그쳤다.
연구팀은 실패 참가자가 어떤 이유로든 사망할 위험이 성공 참가자에 비해 약 84%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패한 이들에게서 비만·심장병·고혈압 등이 더 흔하게 나타났다"면서 "참가자들의 연령, 성별, 비만도, 기저 질환 등의 변수를 고려해도 실패 참가자의 사망률이 크게 높은 경향은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나비이드 사타 신진대사의학 교수는 CNN에 "차에서 내릴 때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등 일상생활에서 한 발로 서야 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한 발로 서지 못하거나 하기가 두렵다면 신체 건강이 훼손됐을 수 있다"며 "한쪽 다리로 서려면 뇌 인지 기능, 근육 협응력, 원활한 혈액 순환 등이 필요하다. 체계적이진 않더라도 이 연구를 통해 사망 위험을 가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클라우디오 길아라우호 운동의학 박사 역시 "한 발 서기가 중장년층의 건강 수준을 더 폭넓게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이번 연구가 '균형잡기 능력'과 '사망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참가자의 낙상 경험이나 평소 운동·식습관, 흡연 여부, 의약품 복용 여부 등 중요한 외부 요인도 분석에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짚었다.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도 분석되지 않았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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