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84세 노인이 대학생들을 위해 노후자금 4억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고려대는 '정광헌 후원자 장학기금 기부식'을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본관 총장실에서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1938년생으로 올해 84세인 정광헌 씨는 고려대와 인접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오랜 세월 약국을 운영하다 고향인 전라남도 나주로 귀향했다. 정씨가 이번에 기부한 장학금 4억원 역시 나주 지역 출신 고려대 학생들을 지원하는 생활비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정씨는 지난 2002년에도 고려대에 기부가액 500만원 상당의 분재 29점을 기증해 감사패를 수여받은 바 있다. 20여년이 흐른 지난해 정씨는 고려대에 해당 기부 기록이 남겨져 있음을 확인하고 장학금 기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식에서 정씨는 "분재 기부 기록을 확인하면서 고려대가 기부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기존에 없던 장학금을 기부하고 싶다고 문의해 나주 지역 인재들을 키우는 뜻깊은 장학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세상에 나왔으면 보람 있는 일을 하고 가야 한다"며 "이번 기부가 내 종착역 사업이고 이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후원자님의 건강과 노후를 위해 쓸 수도 있는 거금을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고귀한 뜻으로 기부해 주신 것이 특별하고 감사하다"며 "후원자의 고귀한 삶과 나눔 철학이 담긴 기금을 학생들에게 잘 알리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투명하게 장학기금을 집행해 정기적으로 사용 보고를 드릴 것이며, 훌륭한 인재들을 키워 후원자의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겠다"고 화답했다.
[박홍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