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 사무실에 10여명 갇혔다가 구조
"아래층서 올라오는 연기 너무 많아…밑으로 대피할 엄두 안나"
"아래층서 올라오는 연기 너무 많아…밑으로 대피할 엄두 안나"
오늘(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변호사 사무실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2층에서 화재가 난 변호사 사무실 건물 외관은 깨진 유리창 몇 장을 제외하곤 평상시와 다름 없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은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출동한 구급차와 소방차, 취재진으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현장 지휘를 위해 소방서가 설치된 천막 안에는 연기 등을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된 수십명의 이름이 적힌 화이트보드가 설치돼 피해 규모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한 수십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소방대원들이 2차 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된 이들 중 상당수가 변호사였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변호사 약 30명의 사무실이 입주해 있습니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2층 변호사 사무실은 계단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하고 변호사 3명 가량이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방당국은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현장을 수습했습니다. 경찰은 현장 주변으로 통하는 도로에 플러스라인을 설치, 외부인의 접근을 막았지만 근처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몰렸습니다.
현장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에는 직원들을 곳곳에 배치해 주변 골목길 교통 통제 상황을 안내했습니다.
현장에서 수십m 떨어져 있는 동대구로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는 소방차 몇 대를 제외하곤 평상시와 동일한 차량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9일 오전 10시 55분께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법원 뒤 7층짜리 빌딩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소방과 경찰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한 건물 4층에 사무실을 둔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갑자기 비명이 났고, 조금 지난 뒤 연기가 올라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하자 건물 3층에 있던 이들은 4층 등 건물 위층으로 대피했고, 일부는 건물 밖의 비상계단을 이용해 옥상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이석화 회장의 사무실에는 3층 사무실의 변호사 등 모두 12명이 연기를 피해 대피했다가 약 20분 정도가 지난 후 출동한 소방관이 제공한 방독면을 쓰고 현장을 탈출했습니다. 이들은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연기가 너무 많아 밑으로는 대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무사히 대피한 한 변호사는 "20분 정도 공포의 시간이 지난 뒤 소방관들이 건넨 방독면을 쓰고 나서야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한 변호사는 "대피 과정에서 봤는데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변호사 사무실 문이 열려 있었다. 방화범이 문을 연 채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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