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을 마친 뒤 경운기를 타고 집으로 가던 부부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집에선 아흔 넘은 노모가 이들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웃 마을 주민인 운전자는 사고 뒤 도망쳤다 경찰에 체포됐다.
7일 충북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8시 30분쯤 충주시 엄정면의 한 도로에서 1t 화물차가 경운기를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났다. 이 사고로 경운기에 타고 있던 부부 65살 남성과 57살 여성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숨진 부부는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가해 차량은 경운기를 들이받은 뒤 50m를 더 달리고 나서야 멈춰섰다. 하지만 사고를 낸 운전자는 차를 세워둔 채 인근 야산으로 달아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고 충격으로 엎어져 있던 두 내외는 큰 충격음을 듣고 나온 마을 주민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사고 지점 주변을 5시간 가까이 수색한 끝에 야산에 숨어있던 가해 차량 운전자를 붙잡았다.
충북 충주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관은 "산 속으로 도망갔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여서 이쪽 산 속이랑 이쪽 산 속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는데 산 속 나무 아래에 누워있는 가해자를 찾았다"고 말했다.
50대 가해 운전자의 체포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95%,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피해자 동생은 " 구순 어머니가 형만 다치고 형수는 다치지 않고 괜찮은지 알고 며느리 휴대전화를 자꾸 챙기셨다"면서 "며느리가 사망한 소식을 듣고 계속 우시기만 한다"며 말끝을 흐렸다.
경찰은 운전자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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