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 처리 돼"
검찰 조직 내 성비위를 고발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검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자신이 명예퇴직 처리됐음을 밝혔습니다.
서 검사는 어제 개인 SNS를 통해 "법무부나 검찰로부터는 어떤 연락도 못 받았지만 알아보니 20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 처리가 된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젊음과 일상을 바쳐 일할 때는, 이런 결말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는데"라며 심경을 적었습니다.
서 검사는 "퇴임식도 퇴직인사도 하물며 퇴직통보나 안내마저 없이, 이렇게 종결되는 검사로서의 삶에 다행히 눈물은 나지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서 검사는 "37살에 최초 특수부 여검사가 되고, 2번의 법무부 장관상과 12번의 우수사례 표창을 받고, 최초로 영상녹화조사 매뉴얼, 장애인 조사 매뉴얼, 화상 형사조정 매뉴얼, 개인정보침해 사이버범죄 대응매뉴얼 등을 스스로 만들었다"며 검사로서의 소회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서 검사는 "그들과 같아지지 않았고, 그들을 참지 않았고, 제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내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적었습니다.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 위촉식 참석한 서지현 검사. /사진=연합뉴스
앞서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전담팀장으로 파견됐던 서 검사는 원소속 검찰청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고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서 검사는 지난 5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렇게 짐쌀 시간도 안주고 모욕적인 복귀 통보를 하는 것의 의미가 명확하여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맡고있던 TF팀 마무리가 안되었고, 자문위원은 3개월, 전문위원은 5개월이나 임기가 남았는데"라며 "아쉬움만 있을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 검사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TF(태스크포스) 전문·자문위원회 위원 22명 중 17명은 TF 팀장인 서 검사의 사직에 항의해 지난달 18일 집단 사퇴한 바 있습니다.
위원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문위 간사이자 디지털성범죄대응TF 팀장인 서 검사에 대한 갑작스러운 인사 조처는 새 법무부 장관 취임 직전 '쳐내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성안전 자문단 위촉 참석한 서지현 검사. /사진=연합뉴스
서 검사는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의 불을 붙였습니다. 당시 서 검사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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