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8일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불린 김형준 전 부장검사 뇌물 혐의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공소심의위원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공소심의위에서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기소를 의결한다면, 공수처는 출범 1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기소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공소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소심의위는 공수처의 공소 기능을 심의하는 자문기구로, 10명 이상의 외부 위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일하던 시절 옛 검찰 동료인 박 모 변호사의 형사 사건에 편의를 제공하고서, 2016년 3∼9월 5,700만 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공수처 수사2부(김성문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입건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애초 대검찰청은 2016년 10월 김 전 부장검사를 중·고교 동창이자 '스폰서'인 김 모 씨로부터 금품·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스폰서 김 씨가 2019년 10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사가 다시 시작됐고, 검찰을 거쳐 공수처가 수사를 맡았습니다.
공수처 수사2부는 지난달 고발인인 김 씨를 불러 조사했고,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도 소환해 조사한 뒤 최근 관련 자료를 공소부로 넘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수처 규칙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공소심의위의 심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수처는 회의 결과에 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30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별채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공소심의위를 열었고, 9월 3일 공소심의위의 의결에 따라 조 교육감에 대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만약 공소심의위가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기소를 의결하고 공수처가 이에 따른다면, 지난해 1월 21일 출범 이후 '1호 기소' 사례가 됩니다.
공수처는 "공소심의위의 구체적 안건 및 심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가 어렵다"며, "추후 검토를 거쳐 최종 처리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서영수 기자 engmat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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