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집행과 관련해 재개발조합과 갈등 중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철거 시도에 대비해 중장비를 사들이는 등 대치 장기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12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측은 최근 굴착기 2대와 소방차 1대 등을 매입했습니다. 소방차에는 40m가량 연장 가능한 사다리가 장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회 관계자는 "용역이 재차 들어와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 명도집행 시도 이후 사들였다"며 "용역이 중장비를 쓰니 우리도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회는 명도집행이 시도되면 굴착기를 길목에 세워 집행인력의 진입을 막을 계획입니다. 소방차 역시 고공에서 물을 뿌리는 등 시위 장비로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6일 3차 명도집행 당시 법원 집행인력 570여 명과 굴착기 등이 현장에 투입됐으나 교회 측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내부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경찰은 대치가 벌어지는 동안 교회 측이 화염병 등 인화물질을 사용했으며 집행인력 일부도 폭력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교회 진입로에 세워져 있던 교회 쪽 버스·승용차는 화염병과 기왓장, 굴착기에 의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재개발조합은 동절기인 내년 2월까지는 안전상 이유로 명도집행을 재개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교회 측은 "확신할 수 없다"며 맞섰습니다.
장위10구역 한복판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철거 보상금과 '대토'(기존 토지 소유자에게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한 토지를 제공하는 보상 방식) 등 문제를 놓고 조합과 대립 중입니다. 신도들은 최근 재개발조합장 자택 앞과 명도집행을 담당하는 서울북부지법 인근 등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회는 지난 10일 전광훈 목사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교회 재건축과 건축 기간 중 예배당으로 쓸 대체시설 마련, 교회가 구청에 낸 재개발 지연 관련 비용 보상 등을 요구하며 "사랑제일교회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며 최후의 한 사람까지 순교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회 측 다른 관계자는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신도들은 우선 교회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합의가 되지 않으면 교회 자리만 빼고 아파트 공사를 진행해야 할 것인데, 신도들 사이에서는 처벌을 무릅쓰고라도 공사를 저지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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