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의 증인으로 나선 이춘재(56)가 2일 오후 법정에서 대중 앞에 나와 입을 열었다.
이날 오후 수원지법 형사 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사건 재심 재판에서 이춘재는 증인 신분으로 교도관들에 이끌려 피고인 대기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록색 수의에 흰 명찰을 단 그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재판장의 말에 따라 증인 선서를 마친 이춘재는 자리에 앉아 사건 당시에 대한 진술을 이어갔다.
14건에 이르는 살인과 30여 건에 달하는 성범죄를 모두 스스로 저질렀다는 진술을 하면서도 그는 높낮이 없이 한결같은 목소리 톤을 유지했다.
"사건이 세상이 알려진 뒤에 남은 가족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몰랐다"고 답했다.
왜 그런 사건을 저지르게 됐느냐는 물음에는 "지금 생각해도 당시에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정확하게 답을 못하겠다"며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고 당시 상황에 맞춰 (살인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 하루 속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반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날 재판은 88석 규모의 대법정과 같은 규모의 중계 법정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적용해 좌석이 절반만 운영됐으며, 이춘재의 모습을 보려는 취재진과 방청객이 몰려 준비된 방청권은 모두 동이 났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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