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4천3백만 원 수수' 항소심서 법정구속

수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부터 별장에서 성 접대를 한 의혹까지, 각종 스캔들에 휘말렸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김 전 차관에 대해 1심과 달리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4천3백여만 원을 명령했습니다.

유죄로 뒤집힌 부분은 김 전 차관이 2000년 10월부터 2011년까지 시행사업자 최 모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인데, "현금과 차명 휴대전화 사용요금 대납, 법인카드 사용요금 대납 등 다양한 형태로 4천3백여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김 전 차관과 최 씨가 서로 알선한 사항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구체적인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혐의 중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성 접대를 받고 3천여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 피해 여성의 채무를 면제하게 해준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1심과 같이 무죄로 봤습니다.

당시 저축은행 회장이었던 고 김 모 씨에게서 1억 5천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직무에 대한 대가성 수수로 볼 수 없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고위공무원이고 검찰의 핵심간부로서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장기간에 걸쳐 4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고 죄질이 매우 안 좋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을 맡아온 검사가 "이 사건은 단순히 피고인의 뇌물수수 유·무죄를 가리는 걸 넘어 그간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온 검사-스폰서 관계를 형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지에 관한 것이다. 재판이 10년 전 있었던 뇌물수수 행위에 대한 단죄에 그치지 않고 2020년 지금 우리나라 검찰에는 검사-스폰서 관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던진다"라고 언급한 최후 변론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 전 차관은 결과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 당황한 표정으로 구속됐고, 변호인은 "피고인이 협심증을 치료받기 위해 동부구치소로 보내달라"며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박자은 기자/jadooly@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