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안 지으면 세금을 내라'
울산 중구 혁신도시 한국석유공사 사옥 앞. 신세계가 백화점을 지을 용도로 매입한 땅(2만4000㎡)했지만 수년째 방치돼 있는 곳이다. 이 땅 일부(6000㎡)는 2017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울산 중구청이 운영권을 가진 석유공사 수영장 이용객의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됐다. 차량 2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지난 4월 중구청은 돌연 주차장 이용 계약을 종료하고, 대체 주차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중구는 신세계 백화점 부지 일부를 주자창으로 사용하면서 신세계에 지원한 재산세 면제 해택도 중단했다. 그동안 중구는 '지자체가 계약을 통해 공용 또는 공공용으로 무료 사용하는 재산에 대해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지방세법에 근거해 세금을 면제해 줬다. 면제해 준 재산세는 1억4500만원이다. 중구는 계약이 종료되자 마자 신세계에 재산세를 정상 부과했다. 시장 상황을 이유로 백화점 건립을 차일피일 미루는 신세계를 울산 중구가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지난 7월 차정호 신세계 백화점 대표이사를 만나 백화점 조기 착공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지난 2013년 당시 시세로 석유공사 앞 부지를 500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사들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혁신도시에 백화점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백화점 입점 소식을 듣고 혁신도시 인근 아파트를 매입한 주민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신세계는 2016년 2월 중구와 혁신도시 백화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7년 7월에는 신세계 고위 임원들이 울산을 찾아 5년 안에 백화점 건립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경영상 이유로 사업 추진을 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2022년 까지 백화점 입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구가 신세계와 주차장 이용 계약을 종료하면서 수영장 앞은 아침 저녁으로 주차난이 벌어지고 있다. 울산 혁신도시는 가뜩이나 도로 폭이 좁은데 수영장 이용 차량들이 도로 옆에 주차를 하면서 교통사고 위험도 큰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수영장 앞 동원개발 사업 부지 활용 등 주차장 대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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