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징병제 실시해야" 찬성 과반에 국민청원까지

"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가지는 의무를 오로지 남성만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여성도 국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여성 징병제를 실시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하루만인 20일 오전 11시까지 약 5200명이 이 청원에 참여했다.
자신을 여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여성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여성 징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청원인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생물학적 현상과 국민의 의무는 별개"라며 첫 번째 근거를 제시했다.

청원인은 "여성의 군 면제의 근거로 월경 시 통증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월경이 훈련에 큰 지장을 줄 상황에서는 훈련 열외라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여성이 임신이 가능한 신체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는 건 용인될 수 없고 이는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여성 대부분이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약하다는 것은 군 면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여성 징병이라는 것이 남군을 여군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도 징집하여 병력을 증대시키는 것이므로 이로 인해 전투력이 감소하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 문제가 필수인 우리나라에서 모병제를 시행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징병제를 시행해야 하고 그 대상은 여성과 남성 모두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여성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수행하고 싶으나 여성이 군 복무를 하기 위해선 무려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부사관 장교로 지원해야 한다"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시는 국군장병들에게 항상 감사한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대한민국 국민 과반이 여성 징병제 도입을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KBS '시사기획 창'이 19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징병제 도입을 찬성하는 의견은 52.8%였다. 반대는 35.4%, 기타는 10.8%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KBS 국민 패널 1012명으로 대상으로 이뤄졌고 주민등록통계(2020년 8월) 기준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는 KBS '시사기획 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여성들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yuri****)은 "저도 여자지만 찬성합니다"라며 "남자만 군대 가는 것 자체가 성 불평등"이라고 적었다.
댓글에는 "여성 징병제 실시해서 남자들 찍소리 못하게 하자고요(jhs5****)" "페미니스트로서 너무 찬성합니다. 여성 징병제 무조건 됐으면 좋겠어요(kimh****)" "여자가 군대 갔다 오면 결혼 안 하고 혼자 잘 살 듯(nyn6****)" 등 반응도 있었다.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여성 징병제 도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징병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나 국민청원이 나온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여성 징병제를 도입해야 할 정도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윤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