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온갖 악재를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항소심에서 단체장직 상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6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기 대선 선두 그룹에 선 이 지사는 자신과 연관된 모든 정치적 걸림돌을 해소하며 정치적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게 됐다.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심담)은 이날 오전 11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열어 이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토론회에서 나온 피고인 발언 내용을 보면 의혹을 제기하는 상대 후보자 질문에 대한 답변일 뿐, 적극적·일방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 후 새로운 증거가 제출된 바 없으므로, 기속력(羈束力·임의로 대법원판결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에 따라 판결한다"고 부연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2년, 공무원에게 친형에 대한 강제 입원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TV 토론회에서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2018년 11월 기소됐다. 1심은 4가지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유죄로 보고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대법원은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 지사의 TV토론회 발언은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선거의 공적인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부정확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표현 모두에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파기 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이 지사에 대한 판결은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왔다. 사건을 회피한 김선수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중 7명이 다수 의견, 5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유권자가 후보자의 공직적격성을 판단하는 토론회에서 (후보자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선거 공정성을 침해해 대의민주주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면서 "피고인(이재명)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선거인의 공정하고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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