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와 검찰 유착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X' 지모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를 거부했다.
한동훈 검사장(47·사법연수원 27기)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먼저 증언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에 대한 의견은 SNS 등을 통해 밝혀오면서도 정작 법정 증언은 거부한 모양새가 돼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지씨는 자신의 SNS에 "저의 증인출석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피고인들과 혐의자들에게 은폐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중요 혐의자인 한 검사장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 후에야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이동재 전 채널A기자 등 2인의 강요미수 혐의 3회 공판을 진행했으나 재판이 시작될 때까지 지씨의 불출석을 통보받지 못해 혼선이 생겼다. 박 부장판사는 "지씨가 문자는 남겼지만 (법정에) 안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씨 측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같이 하는 게 효율적이긴 하지만 지씨는 SNS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며 출석하겠다고 하고 있어 다음 재판에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그냥 재판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는 이 전 기자의 편지를 받고 공포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대표는 "서울남부지검장 정도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위 검사였는데 한 검사장의 이름이 나와 패닉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돼 어떤 형태로든 처벌을 받거나 그 과정에서 고통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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