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꽝'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삽시간에 검은 연기가 퍼져 앞이 잘 안 보였어요."
오늘(21일) 오전 경기 용인 SLC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작업자 38살 A 씨는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 듯 상기된 모습이었습니다.
화재 당시 지하 4층에서 작업 중이던 그는 "갑자기 어디선가 폭발음이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사방으로 치솟았다"며 "앞이 보이지 않아 벽을 더듬으면서 겨우 탈출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또 다른 생존자 35살 B 씨는 "작업 중에 차량 경적이 계속 들려 무슨 일인가 봤더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그나마 빨리 화재 사실을 알게 돼 생존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이곳 물류센터에는 대부분 불길이 잡혔음에도 여전히 옅은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습니다.
불길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된 좌·우측 진출입로 부근은 검은 연기로 인해 지상 4층 높이의 건물 꼭대기 부근까지 검게 그을렸고, 불이 시작된 지하 쪽과 이어진 외부 환풍구는 솟구친 열기로 덮개 부분이 완전히 녹아내렸습니다.
소방대원들은 쉴 새 없이 건물 지하부를 오가며 잔불 정리와 동시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추가 인명검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의 저온 창고가 위치한 지하 4층에서 불길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재 당시 작업자들은 화물차를 이용해 냉동 제품들을 옮겨 싣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불길은 대부분 잡혔지만, 아직 내부에 연기가 차 있어 정확한 화재 경위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련 기관들과 합동 감식을 해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SLC 물류센터에서는 화재로 작업자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SLC 물류센터는 지하 5층에 지상 4층, 연면적 11만 5천여㎡ 규모로, 2018년 12월 준공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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